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어선이 최근 크게 줄어들었다.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자 무력충돌을 우려한 중국 선원들이 몸을 사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오후 백령도 용기포 신항 부근 전망대.
백령도 동남쪽 앞바다에 중국 어선 11척이 떠 있었다.
백령도 북쪽 NLL 인근 해상에서 불법 조업을 하다가 높은 파도를 만나 우리 해경의 조치로 잠시 피항한 것이다.
이날 오전 서해상에 내려진 풍랑주의보로 백령도 동남쪽 앞바다에서는 높은 파도가 들썩였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서해 5도에는 강풍주의보까지 내려졌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불법 조업에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유엔의 대북제재 움직임에 반발해 무력 도발 위협을 시작한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불법 조업 중국어선은 매일 감소했다.
지난 6일 18척을 시작으로 7일 16척, 8일 15척 등이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11일부터는 10척 안팎의 중국 어선이 NLL 인근에서 조업했다.
지난해 같은 달 하루 평균 30척에서 크게 감소한 수치다.
인천해양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14일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은 한반도 대치 상황이 벌어지면 자취를 감춘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은 정말 생계가 급한 선원들이 탄 배"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북한 도발 위협이 있을 때마다 불법 조업 중국어선 수는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10년 3월에는 하루 평균 80척에 그쳤다.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숫자이지만 당시 하루 200~300척의 중국어선이 NLL 근해에 나타난 것을 감안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였다.
북한군이 2차례에 걸쳐 연평도 인근 해상에 포사격을 가한 2011년 8월에도 중국어선은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같은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직후에도 130척에서 10여척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백령도 앞바다에서 까나리를 잡는 어선 선장 김모(70)씨는 "지난 2002년 연평해전 전후에도 중국어선이 갑자기 사라졌다"며 "아무래도 북한과 중국이 외교적으로 가까워 중국 당국의 지시가 있지 않았겠나"라고 추측했다.
최근 몇년 사이 서해 최북단 해상의 수온이 크게 떨어지면서 주요 어종의 어획량이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령도 어민 최모(58)씨는 "경칩을 지난 3월 중순인데도 서해 최북단 어장의 수온은 예년에 비해 크게 낮다"며 "따뜻한 목포나 군산 등 서남해안 일대 어장으로 중국 어선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백령도=연합뉴스)
'새우등 터질라' 서해 NLL 불법조업 중국 어선 급감
남북 관계 경색 때마다 중국 어선 '몸 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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