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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中 달라진 태도…대북 정책 변화로 이어지나?

[취재파일] 中 달라진 태도…대북 정책 변화로 이어지나?
한미연합훈련, 키 리졸브를 핑계로 북한이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등 연일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정말 무슨일 나는거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주변에서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악명 높은 '스모그' 때문에 제 걱정을 해주시던 분들이 이제는 서울보다 베이징이 더 안전한거 아니냐는 농담 아닌 농담을 건네는 걸 듣고 저도 마냥 웃어넘길 수만은 없었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안에 찬성하는 등 최근 중국과 북한간 관계가 예전같지 않다는 평가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단단히 화가 났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북-중 관계는 그동안 삐걱거릴 때도 있었지만 혈맹에 비유될 정도로 굳건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연말 북한이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거리 로켓을 쏘아올리고, 지난달에도 역시 중국의 공개적인 반대속에 3차 핵실험까지 강행하면서 중국과 북한 관계가 상당히 껄끄러워졌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고, 비록 소규모이긴 합니다만 광저우와 선양 등 중국내에서 이례적으로 반북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곳 중국 언론에서도 연일 북한과 한국 소식을 비중 있게 전하고 있는데요, 네티즌을 비롯한 여론의 반응을 보게되면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까지 찬성해 채택된 안보리 결의안 2094호는 선박과 항공 검색 강화, 북한 외교관의 불법 행위 감시 등 고강도 제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건 결의안 채택이 아니라 사실 중국이 얼마나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는냐 하는데 달려있다고 봐야할 겁니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이 아무리 잘못을 해도 좀 감싸주고 두둔한 점이 없지 않았고, 그래서 중국은 '제재의 구멍'으로 인식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중국이 이번에는 좀 달라졌다는 평가 내지 그런 기대감이 반영된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중국 스스로 이행을 잘하자는 얘기를 먼저 하고 있는데, 리바오둥 유엔주재 중국대사는 결의안 채택 직후 중국은 제재 결의안에 찬성할 뿐 아니라 충실히 이행되는 걸 보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통관 업무 강화를 지시한 내용도 정부 공식 문서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계절적으로 1,2월이 비수기인 탓도 있고 이런 통관 업무 강화가 교역에 영향을 미치면서 대북 교역량의 70%를 차지하는 단둥의 화물차 물동량이 지난 1,2월 전년 대비 30% 가량 줄었다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통관 비용도 10% 가량 올랐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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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결의안 채택 과정 그리고 이후 중국의 대북 태도 등에서 이전과는 달라진 모습 등이 보이면서 중국의 대북 정책이 변하는 거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3차례에 걸친 핵실험을 통해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됐고, 중국에 시진핑을 필두로 한 새 지도부가 들어섰다는 점, 그리고 반북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중국의 대북 정책 변화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달라진 중국 정부의 태도가 정책 변화로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랜 동맹국인 북한에 대한 중국측의 불만이 고조되고는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제재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을 강조하는 등 신중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중국이 직면한 '딜레마'의 한 단면인지도 모르겠습니다.한반도 안정 유지에 최대 목표를 둔 중국의 외교 정책이 북한에 관해 실패해 가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당장 대북정책을 전면 수정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일방적으로 두둔하던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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