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휴대전화 스팸문자 무심코 눌렀다가 당하는 소액결제 사기, 스미싱 사례가 줄지 않고 있습니다. 통신사들의 검은 장삿속이 피해를 키웠습니다.
소비자 리포트 정영태 기자입니다.
<기자>
할인쿠폰 제공, 저금리 대출.
이런 문자 메시지에 속아 인터넷을 연결하면 악성코드가 설치되고 순식간에 최대 30만 원까지 결제됩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 사기, 스미싱입니다.
알고 보니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휴대전화 개통 때부터 기본적으로 소액결제가 가능하게 돼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를 아는 가입자는 거의 없습니다.
[이통통신사 고객센터 : (소액결제) 이용약관은 사이트에 게시함으로써 최소한의 고지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개별 소비자한테 이용약관을 보여주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그나마 처음엔 결제 한도가 월 3만 원인데, 통신사가 알아서 30만 원까지 올려놓습니다.
가입자 동의는 구하지도 않습니다.
[이통통신사 상담직원 : (고객 동의 한마디 없이 30만 원씩 늘어날 수 있는 건가요?) 일정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상향되는 시스템이다 보니까.]
스미싱 사기꾼들은 빼낸 돈을 쉽게 현금화하기 위해 대부분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삽니다.
이 과정에서 통신사와 결제 대행사가 각각 3.5% 내지 2.5% 정도의 수수료를 챙깁니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 : 결제 관련된 수수료를 중간에 PG(결제대행사)가 먹고 (통신사는) 요금을 받아서 업무처리해 주는 대가로 또 일부를 받죠.]
휴대전화 소액결제 시장은 한해 3조 원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통신사의 수수료 수입은 1천억 원대에 이릅니다.
이 같은 막대한 수수료 수입 때문에 통신사들이 유독 소액결제 절차만 느슨하게 해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병귀/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팀장 :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애초부터 휴대폰 소액결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근본 대책이 될 수 있을 것 같고요.]
소비자들은 의심 가는 문자는 그대로 삭제하는 것과 함께, 소액결제 한도를 줄여놓거나 쓰지 않을 경우는 아예 차단해 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원식·박진호,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