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콘클라베 개시…교황은 어떤 과정을 통해 선출되나?

[취재파일] 콘클라베 개시…교황은 어떤 과정을 통해 선출되나?
 제266대인 차기 교황 선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의 교황 선출이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이미 전임 베네딕토 16세의 사임부터 이례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종신직인 교황을 스스로 그만 둔 것은 598년 만에 처음입니다. 게다가 자진 사임이냐 아니면 음모에 떠밀린 사임이냐의 논란도 있었고, 바티리크스라 불리는 부패 의혹과 온갖 성추문 등 가톨릭 교회의 위기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교황을 뽑는 비밀회의, 콘클라베 날짜를 정하기 위한 추기경들의 사전 회의가 일주일이나 걸렸던 것도 바로 이런 복잡한 상황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당초 로마 교황청은 새 교황 선출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려 했습니다. 전임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으로부터 계산하면 15~20일 사이에 콘클라베를 시작할 수 있고, 그럴 경우 자칫 종려주일(24일) 이전에 교황을 선출해 취임식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그래서 베네딕토 16세는 사임 직전, 교황 공석 이후 15~20일 사이에 콘클라베를 개시한다는 기존의 규정을 바꿔서 추기경들이 모이면 언제든 시작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렇지만 일부 추기경들의 반발이 제기됐습니다. 교황 선출을 앞당기면 이미 지명도가 높은 추기경들이나 바티칸 교황청에 근무하는 추기경들이 일방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래서인지, 바티칸에 집결한 115명의 추기경들은 콘클라베 사전 회의 일주일 내내, 가톨릭 교회가 당면한 문제를 명확히 해야 그에 맞는 교황선출이 가능하다며 논의를 계속했던 것입니다.

 어찌됐든 이제 내일부터는 새 교황 선출작업이 시작됩니다. 일단 오전에는 115명의 추기경 모두가 성 베드로 대성당에 모여 미사를 드린 뒤, 부속 시스틴 대성당으로 옮깁니다. 콘클라베는 라틴어로 ‘열쇠로 잠근다’는 뜻으로, 중세 때 교황선출이 오래 걸리자 추기경들을 한 곳에 모아놓고 새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나오지 못하도록 한 전통에 따른 것입니다. 한때는 교황이 선출될 때까지 음식물을 제공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교황 선출 규정은 2/3 이상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것입니다. 첫 날은 오후에 한 차례 투표를 하고 다음 날부터는 오전과 오후에 각 2차례씩 사흘 동안 투표하는데, 그래도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하루 동안 투표를 중단한 뒤, 기도와 묵상을 한 뒤 재투표를 7번 실시합니다. 7회 재투표를 세 번까지 반복하는데, 계속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직전 투표의 최다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하고, 둘 중 한 사람이 3분의 2 이상 득표할 때까지 양자투표를 하게 됩니다.

 제266대가 되는 새 교황은 그럼 누가 유력할까요? 외신과 바티칸 내부 전망으로는, 이탈리아의 안젤로 스콜라 추기경과 브라질의 오딜로 페드로 스체레르 추기경을 꼽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 후보의 지지기반이 약간 엇갈립니다. 이탈리아 스콜라 추기경은 개혁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바티칸 교황청을 개혁할 수 있는 인물로, 비 유럽권에서 선호하고 있는 후보입니다. 반면에 브라질 스체레르 추기경의 경우 전세계 가톨릭 인구의 47%를 차지하는 남미 출신이라는 점과, 바티칸의 2인자인 교황청 국무원장을 이탈리아 출신으로 임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기존에 바티칸에 근무하던 추기경들과 28명으로 가장 숫자가 많은 이탈리아 추기경들이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이밖에 3파전이 될 경우 캐나다의 마르크 우엘레 추기경이, 그리고 4파전일 경우 최초의 흑인 교황이 될 수 있는 가나의 피터 턱슨 추기경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베네딕토 16세의 경우처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인물이 나올 가능성 역시 여전합니다.

 요한 바오로 2세의 경우 콘클라베 개시 4일 만에, 그리고 베네딕토 16세의 경우 2일 만에 선출됐는데 이번에는 며칠 만에 새 교황 선출을 알리는 흰 연기가 굴뚝에서 올라가고, ‘하페무스 파팜(Habemus Papam)’이 선언될지 관심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