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의 의료계 리베이트 사건이었던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의 후폭풍은 예상보다 거셌다.
10일 정부합동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이하 전담수사반)이 발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검찰은 병의원 관계자 124명(의사 119명)을 형사입건했을 뿐 아니라 1천 300여 명을 행정처분 대상으로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이들 1천 300여 명 중 대부분은 의사로 알려졌다.
◇제공금액·처벌대상자 모두 역대 최대 = 이번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앞서 알려진 금품 제공액이나 이번에 윤곽이 드러난 처벌 인원 면에서 유례가 없는 규모다.
전담수사반은 지난 2년간 의료계 리베이트 사건으로 208명을 기소하고 6천 100명을 행정처분 대상자로 통보했는데, 이 중 동아제약 사건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소 기준으로 50%, 행정처분 인원 기준으로 20%를 차지한다.
앞서 지난 1월 검찰이 발표한 리베이트 대상과 규모는 1천 400여 개 거래처 병·의원, 48억 원에 이른다.
지난 1월 소환조사 대상 의사 수가 100여 명이라는 소식에 놀란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이번 수사 결과 발표에 또 다시 발칵 뒤집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행정처분 대상자가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의사 수보다 많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많을 줄은 예상 못했다"며 "비슷한 규모의 CJ제일제당 사건도 남아 있어 앞으로 전체 업계에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쌍벌제 이전에 돈 받은 의사부터 행정처분 = 복지부는 전담수사반이 통보한 범죄 일람표를 근거로 1천 300여 명 중 1차 행정처분 대상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당장 행정처분 대상에 오르느냐 여부는 수수 행위 시점에 따라 갈린다.
의약품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된 2010년 11월 이전 행위에 적용되는 행정처분은 수수 금액이 기준이므로 검찰의 수사 결과 통보만으로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복지부는 이들에게 조만간 자격정지 2개월 처분을 예고할 계획이다.
2010년 11월 이후 위법 행위에 대해선 벌금액수에 따라 자격정지 기간이 2∼12개월로 차이가 있다.
처분 기준이 벌금액수이므로 형이 확정된 이후에야 행정처분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
실제로 복지부는 지난 2011년 검찰에 적발된 중견제약사 K사가 작년말 유죄 확정판결을 받자 이 회사로부터 돈을 받은 의사 300여 명에 최근 행정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솜방망이·유야무야로 끝날라" 우려 벌써부터 = 전담수사반이 야심차게 발표한 수사결과에 걸맞는 사후 조치가 따라줄지 여부는 미지수다.
2010년 11월 이후 적발된 의사는 이번 사건을 빼고 4천 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중 행정처분을 받은 인원은 190명이다.
전담수사반 구성 등 거창한 리베이트 근절 대책 발표 이후 처벌 실적은 아직 미미한 셈이다.
정부가 행정처분을 예고해도 의사들이 행정소송으로 맞서기 때문에 실제 집행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고득영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행정처분 예고 통지를 하면 대부분 행정소송으로 맞선다"며 "쌍벌제 이후 수수 행위는 벌금형 확정까지 기다려야 하므로 처분 절차에 들어가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에서 언급한 K사의 사례에서도 약 2년이 걸렸다 현재 복지부는 의약품 리베이트 관련 행정소송을 100여 건 진행하고 있다고 고 과장은 전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이 여전히 불충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작년까지 복지부는 수수금액이 300만 원 미만인 의료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서야 내부 방침을 고쳤다.
업계가 리베이트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정부의 대응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현금 다발을 건네는 업체들이 실적에서 승승장구하고 처벌도 유야무야 되니 '안 하는 업체만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동아제약과 CJ제일제당 사건이 어떻게 처리되는지에 따라 영업 질서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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