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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UN안보리 결의안을 규탄한다?

[취재파일] UN안보리 결의안을 규탄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고강도 대북제재를 담은 결의 2094호를 채택한 데 대해 북한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결의 채택 전부터 '핵선제 타격권 행사', '제2의 조선전쟁' 등을 거론하며 위협수위를 높여온 북한은 '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위협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초긴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대남선전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남북간 맺은 불가침 합의를 전면 폐기하고 남북직통전화 등 판문점 연락통로를 단절한다는 선언을 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대규모 군민대회를 열어 연일 전쟁 분위기와 긴장상태를 고조시켰다.

조평통은 지난 8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키리졸브, 독수리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침략행위'로 규정하고 "조선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북남 사이 불가침에 관한 합의들도 전면 무효화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전선부대들을 비롯한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전략로케트군 장병들은 우리 식의 전면전을 개시할 만단의 준비가 돼 있다"며 "적들이 예민한 수역(NLL 지칭)에서 우리를 또다시 조금이라도 건드리는 망동질을 해댄다면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고 전 전선에서 조국통일 대진군을 개시할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겠다"고 강조했다.

◈ 정치권, 北 변화 촉구 한 목소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가 발표되자 정치권은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새누리당은 "안보리 결의를 환영하고 지지하며, 이는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당연한 귀결"이라면서 "북한은 국제 사회의 일치된 경고를 받아들여 모든 핵 프로그램은 물론 장거리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프로그램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도 "유엔 안보리 결의를 앞두고 북한 외무성이 '핵 선제 타격 권리 행사'와 '제재결의에 대응해 2차·3차 대응조치를 앞당긴다'고 발표한 성명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북한은 국제사회가 모아낸 규탄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제사회 구성원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보성향인 진보정의당의 반응은 조금 달랐다. 진보정의당은 "어떤 정부나 전문가도 북핵문제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으로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황에서 유일한 출구는 대화의 장을 만들고 평화적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쟁은 모두의 파멸을 가져올 뿐"이라며 "북한도 미국도 한반도 전쟁위기를 부추기는 모든 행동을 당장 중단하고 국제사회도 대화 해법을 위한 실질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적 해법 모색을 위해 미국 등 국제사회는 물론 북한에 대해서도 변화를 촉구한 것이다.

◈ UN결의안을 규탄한다?… 통합진보당의 '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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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북한의 태도변화를 촉구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딴 목소리를 낸 곳이 있었다. 바로 종북논란을 빚었던 통합진보당이었다. 통합진보당은 유엔안보리 결의가 채택된 8일 새벽, 김재연 원내공동대변인 명의로 논평 메일을 보냈다.

통합진보당은 "[원내대변인논평]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채택을 규탄한다"는 제목이 달린 논평에서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는 우리는 오늘 평화적 해법을 팽개치고 위기를 부추기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채택 강행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 평화와 한반도 평화보다 미국의 패권적 이익을 위한 유엔 안보리의 행보는 그 어떤 평화 세력도 납득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제재와 압박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내외의 모든 평화 세력과 힘을 합쳐 대화를 통한 평화 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통합진보당의 논평 어디에도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는 문구는 없었다.

◈ 1시간여 만에 '규탄한다'→'유감을 표한다'

통합진보당은 첫 논평 메일을 발송하고 1시간쯤 지나 "(수정발송)[원내대변인논평]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결의안 채택에 유감을 표한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다시 보냈다. 내용은 그대로였다. 다만 '규탄한다'는 표현이 '유감을 표한다'로 바뀌어 있었다.

중간에 어떤 내부 조율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국제사회의 합의라고 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에 대해 '규탄한다'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나치다는 판단이 작용한 듯 했다. '규탄한다'는 표현이 '유감을 표한다'라고 바뀐 걸로 볼 때 수위 조절을 한 것 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규탄한다'와 '유감을 표한다' 가운데 통합진보당의 '진심'은 과연 어디에 가까웠을까?

◈ 혈맹보다 더한 한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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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은 8일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한반도 위기상황에 대해 이정희 대표가 긴급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전쟁위기 타개를 위해 전 당원 긴급 실천지침을 발표하는 등 당력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또  "중앙당은 7일부터 비상상황실을 두고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했다"며 "비상상황실은 170여 개 지역위와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진영과 네트워크를 구성해 즉각 대응체제를 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행동계획도 밝혔다. "진보단체들이 지난 4일부터 서울 미 대사관 앞에서 시작한 릴레이 1인 시위에는 당 최고위원이 번갈아 참여하기로 했다"며 "8일 11시30분부터 낮 1시까지 김승교 최고위원이 1인 시위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7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수호 진보진영 비상시국선언'에 이어 9일 오후에는 미대사관 앞에서 ‘전쟁반대 평화수호 결의대회’를 연다는 계획도 설명했다. 또 "11일 키리졸브 훈련 당일에는 전당적으로 동시다발 기자회견과 촛불집회, 농성 등을 광역시도당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전방위 대응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이번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혈맹인 중국도 동참한 것이다. 제재만으로 평화를 담보할 수는 없겠지만 혈맹이라는 중국까지 제재에 동참한 것을 보면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제재 필요성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도 통합진보당은 국제사회와 정부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 동족이 혈맹보다 더 한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반박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같은 민족을 향해 불벼락 운운하는 북한을 무조건 싸고 도는 것만이 능사인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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