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 대지진 속에 방사능이 유출됐던 후쿠시마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김광현 특파원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후쿠시마현 가와우치무라 초등학교.
후쿠시마 원전에서 직선 거리로 22킬로미터, 원전에서 가장 가까운 학교입니다.
3.11 대지진 이전, 전교생이 114명이었지만 지금 남아 있는 학생은 불과 16명.
방사능 공포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이 떠났기 때문입니다.
2학년은 단 1명도 없어 교실이 텅 비어 있고, 4학년 교실에선 학생 1명만이 선생님과 책상을 나란히 한 채 공부합니다.
[아키모토/4학년 : 처음엔 외로웠는데 지금은 3학년들과 함께 공부도 하고 (괜찮아요).]
[마츠모토/교사 : (4학년 학생이) 한 명만 더 있다면 보다 즐겁게 공부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네요).]
방사능에 대한 불안감으로 체육 수업은 주로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됩니다.
운동장엔 적막이 감돕니다.
학교 운동장 한편에는 방사능량 측정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시간당 0.120 마이크로 시버트, 도쿄 평균치의 약 2배 정도입니다.
그나마 학교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방사능 오염 정도가 나은 편입니다.
차를 타고 몇 킬로미터만 나가면 방사능 측정기의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시간당 1.85 마이크로 시버트.
정상 수치의 40배에 달합니다.
방사능 제거 작업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지만 그 끝은 여전히 보이지 않습니다.
[루리/학부모 : 걱정하지 말라는 (정부의)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어요.]
후쿠시마 원전 해체까지는 앞으로 40년.
어린이를 포함해 고향을 못 떠난 사람들은 하루하루 기약없는 방사능과의 힘겨운 사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안병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