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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제가 만든 공약 아니라서"…무책임 내정자님

[취재파일] "제가 만든 공약 아니라서"…무책임 내정자님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가 6일 열렸다. 청문회에서는 국민적 관심이 컸던 '기초연금'과 '4대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 공약에 질문이 집중됐다. 두 공약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공약이었지만 대선 승리 후 인수위원회를 거치면서 공약 내용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나 진 내정자는 당 정책위의장을 맡아 대선 공약을 만들고 이후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이를 정책화 한 핵심 인물로 이른바 '공약 후퇴' 논란의 당사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야당 의원들은 그런 진 내정자에게 당초 공약 내용이 바뀐 경위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 선거 때 공약은 '캠페인'용?

야당 의원들은 '기초연금 도입 즉시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과 중증 장애인에게 현재의 2배를 지급하겠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이었는데, 인수위를 거치면서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14~20만원, 상위 30%는 4~10만원을 선별 지급하겠다는 것으로 변경됐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사실상 사기를 당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인수위가 마련한 4대 중증질환(암ㆍ심장ㆍ뇌질환ㆍ희귀난치성 질환) 보장 정책도 당초 공약에는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인수위 안에서는 정작 진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 등 비급여 항목이 제외했다고 주장했다.

진영 내정자는 그러나 애초부터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기초연금으로 20만원씩 지급하겠다거나 4대 중증 질환 진료비를 본인부담금·비급여 항목에 관계없이 전부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던 건 아니라고 반박했다. 마치 다 해줄 것처럼 공약했다가 당선된 뒤 말을 바꾼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에게 공약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 내정자는 "대선은 캠페인이다. 캠페인과 정책은 약간의 차이가 있는 거다. 선거운동은 간명하게 나가야 한다. 길게 설명할 수가 없다. 자세한 설명은 뒤에 했다"라고 해명했다. 또 "제가 봐도 공약집에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지급한다고 돼 있는 걸 보면 '다 받게 되겠구나' 생각할 수 있다"면서도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 "대선 공약, 제가 만든 게 아니라서…"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계속됐다. 한 의원은 어쨌든 기초연금이든 4대 중증 질환 보장이든, 공약 내용이 국민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진 것 아니냐며 새누리당에서건 인수위에서건 누군가가 해명하고 사과해야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또 다른 의원은 대선 때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원을 위해 경로당을 찾아가 5년동안에 걸쳐 어르신들의 기초노령연금 2배로 올려드리겠다고 말했다가 '박근혜 후보는 당장 20만원 준다'는 한 할머니의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는 자신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진영 내정자는 야당 의원의 사과요구에 "그 때 (공약) 만들었을 때 그걸 제가 만든 게 아니다"라고 빠져 나갔다. 또 "제가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은 했지만 그 만든 분과에서 하는 걸 제가 잘 보질 않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 "인수위 안도 제가 만든 게 아니다"

듣고 있던 야당 의원이 "후보자! 정치인은 정치적 책임을 지는 거다. 공무원이 (책임 추궁 당할 때) '그건 옆에 국장이 했어요'라고 하는 것과는 다른 건 아닌가. (정치인으로 정책위의장과 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냈으면) 책임이 있는 것이다'라고 쏘아붙였다.

이번에도 진 내정자는 "제가 한 거라면 제가 정확히 판단해서 '내가 어떤 부분에 책임질 일이 있구나'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 제가 만든 게 아니다"라면서 "인수위 안도 제가 만든 게 아니다. 인수위에서 저는 부위원장을 했고 그 공약은 9개 분과 중 1개 분과에서 그런 안을 만든 것이다"라며 한참을 해명했다. 장황하게 설명하던 그의 말은 결국 "뭐라고 말씀드리기 참 어렵다"로 끝을 맺었다.

한 의원은 "어쨌든 인수위에서 부위원장을 했잖나. 인수위에서 있은 일을 '나는 다른 분과니까 모른다(는게 말이 되나)'"라고 따졌다. 이어 그럼 모두 20만원씩 받는 걸로 알았던 65세 이상 어르신들께는 뭐라고 할꺼냐고 추궁하자 그제서야 "(어르신이) '내가 100% 완전히 믿었는데' 라고 하시면 '그건 죄송하다고 말씀 드려야겠죠'"라고 답했다.

◈ '기초연금'·'4대 중증 질환' 공약 내용은?

그렇다면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가 약속한 '기초연금'·'4대 중증 질환' 공약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앞서 살펴본 인사청문회 공약 후퇴 논란을 판단하는데 공약집 내용이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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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관된 뒤에도 "제가 한 일이 아니어서?"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진료비 보장은 서민 생활과 직결된 공약으로 국민 관심도 그만큼 컸다. 인수위에서 구체안이 나왔을 때 파장이 컸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선거 때 짧은 글과 말로 대국민 홍보에 나서다보니 플레카드나 연설 때 공약 내용을 세세히 알리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공약집에 마저 '65세 이상 모든 어르신에게 현재의 2배를 지급한다'거나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이라고 적어 놓고 나중에 보도 자료로 다 해명했다는 말은 선뜻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적어도 '모든'이나 '전액' 같은 단어는 무책임하게 보인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진영 내정자의 반응이다. 당 정책위의장이자 선대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대선공약을 준비했고 당선 뒤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인수위 안을 사실상 총괄했던 그가 공약 후퇴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놓은 답은 '제가 만든 공약이 아니어서…'였다.

'내가 위원장은 아니지 않았나'라고 말할 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정치권에서 공동선대위원장과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었던 김용준 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맡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진 내정자가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갈 때 나온 말도 공약을 책임지고 맡기겠다는 취지 아니겠냐는 것이었다.

청문회에서 답변한대로라면 과연 진 내정자가 장관이 된 뒤 복지부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의문이다. 그 때에도 과연 '(문제가 된) 그 복지부 정책은 제가 만든 게 아니다. 복지부에서 저는 장관이지만 그 정책은 ○○개 과(科) 중 1개 과에서 그런 안을 만든 것이다"라고 답변할 수 있을지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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