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된 '그 겨울'에서는 조무철(김태우)이 오수(조인성)의 과거를 액자형식으로 그려내며 주인공들의 상처를 전면으로 끄집어냈다. 한 여자를 두고 삼각관계였던 무철과 오수가 '희주'의 죽음 이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파멸한 계기를 그리며 대립각을 세웠다.
희주의 임신 사실을 알고 도망가버린 오수, 그를 쫓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희주, 이 모든 것을 지켜본 무철의 이야기는 저마다의 아픔을 내재하고 있다. 오수의 비밀을 무기로 끊임없이 협박하고 괴롭히는 무철의 행동에도 작가는 일견 납득할 만한 이유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는 단순한 '선과 악'의 구조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한 여자를 둔 복수극이라고 하기엔 '그 겨울'이 담은 인물 관계도는 그리 단선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무철이 오수를 괴롭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근거, '그 겨울'은 이미 복선을 깔았다.
#1. 무철은 착한 사람
원작에서는 악랄하게만 묘사됐지만, '그 겨울' 속 무철은 전혀 다른 인물로 재해석됐다.
과거 소시민의 삶을 살았던 무철은 배달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간 청년이었고, 짝사랑하는 여자를 멀리서 지켜보며 그녀의 행복을 빌어주는 순애보적인 면을 보이기도 한다.
그런 그가 독하고 무섭게 변질된 데에는 희주의 죽음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을까란 추측이다.
#2. 무철과 희주의 관계
냉정하게 따져보면 무철과 희주는 실상 아무 관계도 아니다.
아무리 자신이 목숨보다 사랑했던 여자라지만, 희주는 무철에게 짝사랑했던 여자에 불과하다. 그녀의 죽음에 오수가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고 해도 그에게 칼을 겨눌만한 충분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13년 전 사건을 계기로 이제와 오수를 향한 증오심을 불태우고 있는 무철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또 다른 비밀의 열쇠가 있지 않을까.
무철의 복수는 오수의 거짓 정체를 밝히는 수준이 아니다.
수시로 "죽이겠다"며 오수를 협박하는 무철은 실제로 칼을 꺼내들며 오수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죽일 듯 덤비는 무철의 복수는 절망 혹은 절규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 겨울'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삶과 죽음'이다. 두 남자의 13년 전 악연이 밝혀진 상황에서 앞으로 전개될 무철과 오수의 관계는 이렇듯 또 다른 수수께끼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노희경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에 조인성, 송혜교 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오늘 밤 10시에 8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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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E! 연예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