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울산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예정보다 일이 늦어져 1박을 하고 다음날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상경을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캄보디아 출장을 갔다가 지갑을 도둑맞아 신분증이 없었거든요. 생각해보니 신분증이 없으면 공항 수속을 할 수 없더군요. 자칫 비행기를 타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공항에 문의하니 주민등록등본(가족관계증명서)를 가져오면 된다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오후 여섯시가 넘어 주민센터가 문을 닫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민센터를 찾아가도 등본을 발급받을 수 없었던 거죠. 자동발급기를 찾아야만 했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하고(그 때는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보급되지 않았습니다) 지인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려 한 대형마트를 찾아갔습니다. 발급기가 있는 장소를 찾아갔더니 눈에 띄는 안내문구. "고장." 거 참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자동발급기가 있는 다른 곳을 찾아내 발급을 받기까지 꼬박 세 시간 가까이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고생은 했습니다만, 덕분에 무사히 비행기를 타고 출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때 문득 궁금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등기부등본은 떼는데, 왜 주민등록등본은 안될까? 어디 물어볼 곳도 마땅치 않고, 큰 기사거리도 아니어서 별 고민없이 넘겼습니다. 등본을 발급받을 일이 아주 많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며칠 전 대법원이 보도자료를 냈더군요. 이제 가족관계증명서를 인터넷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고요. 몇 년 전 궁금증이 풀린 기분이었습니다. 반갑기도 했고요. 세상 참 편해진 거지요.
발급받는 방법과 내용을 알아볼까요? 인터넷으로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에 접속하면 됩니다.(해당 사이트 주소입니다.
http://efamily.scourt.go.kr) 신청은 본인이나 배우자, 부모, 자녀가 할 수 있고, 본인 확인을 위해 공인인증서가 꼭 있어야 합니다. 일단은 시행 초기라 평일(월~금)에는 08시부터 20시까지. 토요일에는 08시부터 14시까지만 발급이 가능합니다. 운영경과가 좋으면 확대할 예정이라는군요. 가장 반가운 소식은 "수수료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대법원은 지난해 4월부터 재외국민의 가족관계증명서를 공인전자우편방식으로 발급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 등 5개국 27개 재외공관에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는데요. 서비스가 되는 재외공관은 계속 늘려갈 계획이고요.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가족관계증명서를 떼러 꼭 주민센터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없어진 셈입니다. 자동발급기를 찾아 돌아다닐 일도 없어졌고요. 시간 없는 직장인들에게는 꽤나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아 소개합니다. ^^
[취재파일] 가족관계증명서 떼러, 이젠 동사무소 가지 마세요
가족관계증명서 인터넷으로도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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