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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권 위조 98세 노인 잡고 보니 60세 '신분 세탁범'

복권 위조 98세 노인 잡고 보니 60세 '신분 세탁범'
증권·문서 위조 혐의로 교도소 신세를 진 50대 위조범이 신분 세탁을 통해 90대 노인으로 변신, 노령 연금과 장수 수당도 챙긴 것으로 드러나 수사 경찰관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5일 법원을 속여 가족관계등록 창설 허가를 받은 뒤 위조 범행을 저지른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로 안모(60)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주민등록상 안씨의 나이는 98세였다.

안씨가 신분 세탁 등을 통해 범행을 준비한 것은 2005년.

유가증권 위조죄로 징역 2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안씨는 천애의 고아 행세를 하며 청주의 모 교회 목사에게 접근했다.

이때 자신의 나이를 90세(2005년 기준)라고 속였다.

출소 후 7개월간 노숙생활을 하던 그가 신분 세탁에 나선 것은 주변에서 "나이가 많으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생활하느냐"는 얘기를 듣고 나서다.

안씨는 이 목사의 도움으로 2006년 6월 법원에서 성·본을 창설한 뒤 2009년 3월 새로운 가족관계등록(호적) 창설 허가를 받았다.

이때 허가된 안씨의 출생연도는 1915년이었다.

그의 위조 범행은 이때부터 본격화됐다.

그는 2009년 3월 청주시 상당구청에서 가공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았다.

신분이 탄로 나지 않도록 지문이 손상된 것처럼 속이기 위해 열 손가락 끝에 접착제를 칠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 데 성공한 그는 이때부터 지난 1월까지 48개월간 총 2천285만원의 기초 노령 연금과 장수 수당, 기초생계비를 지원받았다.

TV 인기프로그램인 노래자랑에 참가하고, 교양프로에도 게스트로 출연하는 등 대담하게 90대 노인 행세를 하며 지냈다.

치밀한 그의 범행은 지난해 12월 청주시내 복권 판매점 6곳에서 위조된 연금복권이 발견되면서 들통났다.

복권 위조 사건을 수사하던 흥덕경찰서는 'TV에 출연한 적이 있는 90대 노인이 위조 복권을 갖고 왔다'는 제보를 입수, 신병 확보에 나서 지난 1월 17일 안씨를 검거했다.

세월이 묻어나는 백발에 허연 수염, 이마와 미간 등 얼굴을 뒤덮은 주름과 검버섯 탓에 경찰도 검거 당시 안씨를 90대 노인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안씨는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도주했고, 경찰은 지난달 28일 전북 완주군의 한 교회에 숨어 있던 안씨를 붙잡았다.

조사 과정에서 그의 위조된 '가짜 신분'도 탄로 났다.

100세 가까운 노인이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권을 정교하게 위조한 것을 의심한 경찰이 동종 전과자를 조회, 그의 진짜 신분을 찾아낸 것이다.

1999년 6월 유사한 방식으로 복권을 위조했다가 붙잡힌, '수사기록상의 안모(당시 46세)씨' 역시 백발에 흰 수염을 한 모습이었다.

경찰은 안씨의 열 손가락 지문이 그의 진짜 신분의 호적 지문과 일치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조사 결과 안씨는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났고 1975년 복권을 위조했다가 붙잡혀 징역을 사는 등 이때부터 각종 위조죄로 교도소를 들락날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안씨는 여전히 경찰에서 "나는 1살 때 버려져 고아로 살았고 1915년생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안씨가 출소 이후 위조 범죄를 추가로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행적을 중심으로 여죄를 캐고 있다.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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