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링컨'으로 제 85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다니엘 데이 루이스가 링컨 역할을 8년 간 거절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영화 '링컨'을 통해 정치권의 극렬한 반대와 남북전쟁의 험난한 파고 속에서 노예제도 폐지의 위업을 달성하기 위해 지도자 링컨이 겪었을 힘든 과정과 깊은 고뇌를 그리고자 했다. 또한 날카로운 지휘관에서부터 한 가정의 연약한 아버지까지, 이제껏 우리가 몰랐던 링컨의 인간적인 면모들도 입체적으로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처음부터 링컨 역에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내정해두고 있었다. 그러나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정중히 거절했다. 그 이유에 대해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자 19세기 가장 훌륭한 위인에 대한 기억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너무도 막중한 책임이 따르는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티븐 스필버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퓰리처상과 토니상 수상자인 각본가 토니 커쉬너의 섬세한 각본을 들고 그를 찾아갔고, 영화의 원작소설인 퓰리처상 수상 작가 도리스 퀀스 굿윈의 '권력의 조건'을 들고 또 다시 찾아갔다. 그렇게 8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친 끈질긴 설득을 거듭한 결과, 감독은 마침내 다니엘 데이 루이스로부터 캐스팅 수락을 얻어낼 수 있었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몇 번이나 한 말이지만, 도리스가 쓴 책을 읽고 나니 더 이상 거절할 핑계거리가 바닥나고 말았다”라며 수락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이 선택은 다니엘 데이 루이스에게 골든 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은 물론, 역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3번째 수상이라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하는 영광을 안겨주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스필버그 감독은 창의적인 분이다. 자신감이 넘치고 그 에너지를 주변 사람에게 전해준다. 스필버그 감독이 원하는 링컨을 완벽하게 그릴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었다”라며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스필버그 감독의 명연출과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명연기가 더해진 '링컨'은 오는 14일 개봉한다.
ebada@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