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연기자의 무덤’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최근 ‘품절녀’들은 왕성한 활동을 하며 미혼 때 못지않은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주자는 배우 전지현이다. 전지현은 영화 ‘도둑들’에 이어 ‘베를린’까지 흥행 연타석 홈런을 치며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스크린에 이어 브라운관에서도 ‘품절녀’들이 득세하고 있다. SBS 주말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의 염정아를 비롯해 MBC ‘마의’의 이요원, ‘백년의 유산’의 유진, KBS 2TV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 한채영 등 지상파 3사 주요드라마 여주인공들은 모두 ‘품절녀’다.
특히, 주부 시청층이 많은 일일연속극, 아침드라마는 물론 트렌드에 민감한 미니시리즈까지 ‘품절녀’들이 장악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드라마에 이어 예능에서도 이런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결혼과 출산 후 SBS ‘신의’를 통해 성공적으로 안방극장에 컴백한 김희선은 여세를 몰아 예능 메인 MC 자리도 꿰찼다.
김희선은 ‘강심장’ 후속으로 방송 중인 SBS ‘화신-마음을 읽는 자’를 통해 톡톡 튀는 입담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김원희도 SBS ‘자기야’를 비롯해 여러 프로그램의 안방마님 자리를 차지하며 맹활약 중이다.
그렇다면 ‘품절녀’ 스타들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결혼 후 한층 성숙해진 태도와 물오른 연기력을 꼽을 수 있다.
결혼을 통해 안정감을 찾으며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다. 또한, 미혼 때보다 다양한 인생 경험을 쌓으며 시청자들도 이들의 새로운 모습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또한, 철저한 자기관리와 노력으로 미혼 때 못지않은 외모와 몸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품절녀’ 전성시대의 또 다른 이유로 손꼽히고 있다.
아울러, ‘열애설’ 등 스캔들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방송 관계자나 시청자들에게 신뢰감을 높인 것도 ‘품절녀’들이 득세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혼, 불륜 등 최악의 사태를 제외한다면, 품절녀 스타들이 미혼 스타들처럼 스캔들로 인한 치명상은 입을 일은 없다. 이는 ‘품절녀’ 스타들이 드라마, 영화는 물론 CF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 방송관계자는 “최근 ‘품절녀’ 스타들은 본인의 의지로 작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 밑바탕에는 남편과 자녀들의 든든한 외조가 있다”며 “그런 만큼 전보다 훨씬 안정된 상태에서 물오른 연기력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다. 촬영장에서도 남자 배우들보다 훨씬 적극적인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미혼 때보다 극 중 분량이 줄어든 스타들도 있지만 오히려 그 때보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경우가 많다”며 “미혼 때보다 말과 태도가 성숙해진 만큼 ‘품절녀’ 전성시대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라운관가 스크린을 장악하며 ‘품절녀’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있는 스타들. 이들의 향후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재윤 선임기자)
<사진= 김현철 기자 khc21@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