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 지출 자동삭감(시퀘스터) 위기가 현실화된 데 이어 연방정부 폐쇄(shutdown)까지 이어질 것인가.
미국 정치권의 막판 협상 결렬로 시퀘스터가 발동된 다음날인 2일(현지시간) 미국은 예상외로 조용했다.
이미 상당히 예견된 사태여서인지 미국 주요 언론들은 시퀘스터 사태가 일어나기까지 비교적 차분하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의 움직임들을 전했다.
당장 일자리 75만 개가 사라질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가 있긴 했지만 주요 도시에 사는 미국 일반인들도 별로 동요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버지니아주에 살고 있는 40대의 팔롬보 부인은 "당장 큰 일이야 일어나겠느냐"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겠지만 미국민이 고통을 느끼기 전에 뭔가 합의점을 찾지 않겠느냐"며 최소한 이달 안에 '잠정합의' 정도는 도출해낼 것으로 전망했다.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미국 정부는 오는 9월 말로 끝나는 2013회계연도까지 총 850억 달러(약 92조원)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국방예산에 해당되는 것이어서 일단 국내에 살고 있는 미국민들이 체감하는 '고통'은 가시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삭감 대상이 되는 가장 큰 항목이 연방정부 사업비용인 `재량적 지출'이기 때문에 체감도는 더욱 낮다고 할 수 있다.
국민들이 민감해하는 메디케어(노인 의료보장),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등은 삭감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그래서인지 연방 의원들은 대부분 각자의 집에서 주말을 보내기 위해 워싱턴을 비운 상태다.
1일 오전 진행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 공화 양당 대표 간 회동도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끝나버렸다.
한마디로 긴박한 위기감도, 그에 따른 절박한 협상도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민들은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는 사실만은 잘 알고 있는 듯했다.
미국 정치권의 타협하지 않는 관성을 감안할 때 예산 지출 삭감뿐만 아니라 조만간 정부 폐쇄(shutdown) 사태도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시퀘스터는 2013 회계연도 예산과 관련된 것이다.
2013 회계연도 예산은 이미 지난해 9월 6개월간(2102년10월1일부터 2013년3월27일)의 잠정예산안만 의결된 상황이어서 연방정부 폐쇄를 막기 위해서는 오는 27일 이전에 예산안 의결이 반드시 돼야 한다.
만일 의결이 안 되면 예산 지출 삭감이 아니라 정부가 문을 닫게 된다.
연방정부 폐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0년대 이후 17차례나 있었다.
하지만 가장 최근에 있었던 '충격'을 겪은 이후 미국민들은 정부 폐쇄에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1995년 빌 클린턴 정부 시절 하원을 장악한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이 '막강한 견제력'을 과시한 결과 21일간이나 정부가 문을 닫은 일이 있었다.
이때 미국 전역이 혼란의 극치를 경험했고, 이를 초래한 장본인으로 지목된 깅리치 의장은 이후 정치적으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된다.
메릴랜드주에 살고 있는 한 교민은 "다시 한 번 정부폐쇄가 일어나면 미국민들도 정치권에 분노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행정부의 발목을 심하게 잡고 있는 공화당이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3월 중순까지 정치권이 해결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2014 회계연도 예산도 문제가 되고 있다.
통상 다음 회계연도 예산안은 2월 초중순께 의회에 제출하는 게 관행이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시퀘스터 등 당면한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의회에 제출되지 못한 상태다.
(워싱턴=연합뉴스)
미국, 예상보다 조용하지만…정부폐쇄 우려감 엄습
3월 중순까지 합의방안 도출 예상…정치권 불신 고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