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한국시각)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전문가들의 예측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은 결과를 내놓았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의 주요 매체들이 이번 아카데미 작품상으로 '아르고'를 점쳤고, 남녀 주연상과 조연상 역시 예상에서 크게 빗나가지 않았다.
벤 애플렉 감독의 '아르고'는 작품상을 비롯해 편집상과 각색상까지 3관왕에 올랐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비롯해 주요 비평가상의 감독상을 휩쓸었던 애플렉은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후보 지명조차 되지 못한 설움을 당했지만, 결국엔 작품상으로 한을 풀었다.
그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비롯해 작품상 후보에 오른 다른 후보작들에게도 영광을 돌립니다. 15년 전에 제가 이 자리에 섰을때 그때는 무슨일이 일어나는 줄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늘 이 자리에 다시 섰고, 앞으로도 더욱더 열심히 일할것입니다"라며 감격어린 수상 소감을 더했다.
11개 부분 후보에 올랐던 '라이프 오브 파이'는 감독상(이안)을 비롯해 촬영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12개 부문으로 올 시상식 최다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링컨'은 남우주연상(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미술상 2관왕에 그쳤다.
비교적 고른 분배였지만, 이변이라고 할만한 수상은 없었다. 아카데미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른 9편의 영화들의 작품성과 배우들의 연기력의 편차가 크지 않아 작은 이변들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대표적인 것이 이안 감독이 유력한 후보였던 스티븐 스필버그를 제치고 감독상을 수상했다는 점과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크리스토프 왈츠가 역시 강력한 수상 후보였던 '링컨'의 토미 리 존스를 제치고 남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누가 받아도 무리가 가지 않을만큼 각축이 예상됐던 부문이었기에 이 결과에 대한 이견은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상식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남녀주연상은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링컨'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와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의 제니퍼 로렌스에게 돌아갔다. 다니엘 데이 루이스는 이번 수상을 통해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3회 수상한 남자 배우가 됐다.
이날 시상식은 아카데미 특유의 축제 분위기를 살려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됐다. 영화 '19곰 테드'의 연출과 더빙에 참여했던 세스 맥팔레인 감독은 재치있는 언변으로 무난하게 시상식을 이끌어갔다.
볼거리는 풍성했다. 뮤지컬 영화로는 오랜만에 작품상 후보에 오른 '레미제라블'팀은 휴 잭맨, 앤 헤서웨이 등 출연진 대다수가 무대에 OST를 라이브로 선사했다. 또 탄생 50주년을 맡은 '007 시리즈'의 특별 무대가 이어졌고, '007 스카이폴'로 주제가상을 수상한 영국 가수 아델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한편,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수상을 기대케 했던 이민규 감독의 '아담과 개'는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수상에 실패하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하 수상자 및 수상작-
▲작품상= '아르고'
▲감독상= 이안('라이프 오브 파이')
▲남우주연상=다니엘 데이 루이스('링컨') ▲여우주연상=제니퍼 로렌스('실버라이닝 플레이북')
▲남우조연상=크리스토퍼 왈츠(장고 : 분노의 추적자')▲여우조연상=앤 헤서웨이('레미제라블')
▲단편 애니메이션상='페이퍼맨'▲장편 애니메이션상='메리다와 마법의 숲'
▲촬영상='라이프 오브 파이'▲시각효과상='라이프 오브 파이'▲편집상='아르고'
▲각색상='아르고'▲각본상='장고:분노의 추적자'
▲음향상='레미제라블'▲음향편집상='제로 다크 서티'-'007 스카이폴'
▲시각효과상= '라이프 오브 파이' ▲분장상='레미제라블'▲미술상='링컨'▲의상상='안나 카레리나'
▲주제가상='007 스카이폴'▲음악상='라이프 오브 파이'
▲외국어영화상='아무르'
▲장편 다큐멘터리상='서칭 포 슈가맨'▲단편 다큐멘터리상='이노센테'▲단편 영화상='커퓨'
▲공로상=제프리 카젠버그 외 3명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