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시가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 잠실야구장 담장을 10년 만에 교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확인 결과 제 기능을 다 한 안전판을 재활용하는 등 적지 않은 문제점 투성이였습니다.
주영민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시는 담장 두께를 기존 10cm에서 15cm로 넓혀 안전성을 높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공사 계획서에는 설치 두께가 10cm로 돼 있습니다.
왜일까?
[서울시 관계자 : 속에 있는 5cm는 그대로 활용하는 거예요. 그 위에 10cm를 더하니까 총 15cm가 되는 거죠. 거기는 햇빛을 안 받아서 전혀 문제없어요.]
전문가들은 담장 안쪽이라 하더라도 재활용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재질이 온도와 습도 변화에 취약한 폴리에틸렌이어서 10년이면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공법도 문제입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벽과 안전판 사이에 공간을 두고 대 매트리스 크기로 담장을 나눠 충격 흡수를 극대화합니다.
그렇지만 서울시는 충격 흡수 공간 없이 벽에 안전패드를 바로 붙이는 10년 전 공법을 이번에도 고수했습니다.
[권용규/국민체육진흥공단 연구원 : 신기술이 나왔을 때 바로 대처하지 않고 과거의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는, 과거의 방식을 고집한다는 거죠.]
야구장 관리는 전적으로 지자체 소관이어서 구단들은 눈치만 보고 있습니다.
치명적인 담장사고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선수들의 안전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