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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정부, 왜 반북 시위 안 막나?

[취재파일] 중국 정부, 왜 반북 시위 안 막나?
요사이 중국에서는 북한의 3차 핵실험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비교적 초기 시위였던 '선양시 북한 총영사관 앞 시위' 풍경을 들여다볼까요? 미국에서 운영되는 뉴스 사이트 '보쉰'이 보도한 것인데, 내용을 조금 정리해 봤습니다.

“2월 16일 오후 3시,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있는 북한 총영사관 앞에서 선양과 푸순, 단둥에서 온 누리꾼들이 핵실험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변에 있던 사복 차림의 2명 (공안인 듯합니다)이 다가와서 부드러운 어조로 영사관 앞으로 접근하지 말라고만 할 뿐 시위를 막지 않았다. 시위자들은 ”북한은 우리 집 앞에서 무책임하게 핵실험을 하는데 우리는 문 앞에서 시위하면 안 되나? 너희도 중국인이라면 시위에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사관의 신고를 받은 공안 5명이 출동했지만 시위를 제지하거나 해산시키지 않았다. 20분 동안 시위 중이었던 누리꾼들이 10분 더 시위를 하게 해 달라고 요청하자, 공안들은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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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만 열면 “혈맹”, “혈맹” 하는 북한과 중국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북한 총영사관 바로 앞에서 공안이 보인 자세는 이례적인 것입니다. 같은 날 광둥성 광저우시에서도 시위가 있었는데요, 중국인들은 '북한의 핵실험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 ‘평화를 원한다, 핵무기는 필요 없다' 등의 구호를 적은 종이를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출동한 공안들과 입씨름이 있었고 연행되긴 했지만 곧바로 석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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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는, 북한 핵실험에 항의하는 중국인들의 시위 사진과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시위 참가자가 소수이긴 하지만 시위가 엄격하게 통제되는 중국의 현실을 감안해 보면 역시 '보통 일'은 아니라고 봐야 하겠습니다. 게다가 중국인들의 비판은 북한만을 겨냥하지 않습니다. 중국 정부가 '말로만 북한에 항의할 뿐 실효성 있는 제재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노골적으로 비판하는 누리꾼들도 많습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왜 중국 정부는 자국민들의 반북 시위를 묵인, 방조하는 걸까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하기 전인 2월 6일자 관영 '환구시보'의 사설이 답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북한이 만류를 무릅쓰고 3차 핵실험을 한다면 그들은 중국으로부터 받는 각종 원조가 줄어드는 등의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중국 정부도 사전에 경고해 북한이 환상을 품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북한이 중국에 매우 중요한 국가지만 중국이 이 때문에 기본 외교 원칙과 중대한 국가 이익을 저버릴 수 없다. 북중 우호를 다른 모든 전략적 이익의 위에 올려놓아서는 안 된다.”

중국 외교부에 물어보면 당연히 “특정 언론사의 견해일 뿐”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환구시보는 관영 신문사입니다. 초록은 동색입니다. 외교적으로 쟁점이 되는 일이 발생할 때마다 중국 외교부와 환구시보는 '마치 상의한 듯한' 이런 태도를 자주 보여 왔습니다. 아무리 말려도 대놓고 핵실험을 하는 북한을 어쩌지는 못하겠고, 그러다 보니 앞에서 외교부는 '점잖게' 말을 해도, 관영 신문사는 “원조를 줄이자”는 등의 험한 말로 위협을 하는 거죠. 일종의 역할 분담.

북한이 9번째 핵 보유국의 지위를 공식 확보하는 것, 중국 정부도 달가울 리 없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긴 막아야 하겠는데, 중국마저 등을 돌리면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되는 북한을 너무 구석으로 몰아선 안 된다는 외교 기조 아래서 중국 정부의 고민은 간단치 않습니다. 하지만 북핵 문제의 열쇠는 중국 정부가 쥐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발행하는 '월드 팩트 북'에 따르면, 2011년 북한의 수출 규모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67.2%, 수입 비중도 61.6%나 됩니다. 중국이 북한으로 보내는 원유, 곡물, 기계류 등을 줄이면 북한으로선 크게 휘청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중국 정부가 북한 핵실험에 반대하는 자국 인민들의 항의 시위를, 북한을 압박하는 한 수단으로 여기고 있는 게 아닐까요? “봐라! 우리나라 인민들이 매우 화가 났다. 대단히 걱정한다.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다. 비핵화 문제에서 성의를 보여라” 이런 신호를 보내는 압박 수단으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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