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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운석, 한반도는 과연 안전할까?

[취재파일] 운석, 한반도는 과연 안전할까?
지난 15일 러시아 첼랴빈스크에 떨어진 운석이 세계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커다란 불덩어리가 곳곳에 떨어지면서 유리창이 깨지고 담벼락이 무너지고, 수백 명이 다쳐서 병원에 실려가는 등 일대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유성우가 우리나라에 떨어질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남의 일이라고만 치부하거나 우리나라도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우리나라의 과거 역사 기록에는 운석이나 유성에 관한 내용이 자주 등장합니다. 삼국사기에 45건, 고려사에 7백여건,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에는 무려 3천 건이 넘는 유성과 운석이 떨어졌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운석 기록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더 기록의 밀도가 높고 자세하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운석은 아니지만 지난 1604년(선조 37년)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가 발견한 이른바 '케플러 초신성'은 갑자기 밝은 빛을 내며 나타난 별인데, 조선왕조실록에는 이 초신성에 대한 기록이 311건이나 나옵니다. 그것도 주변 별과의 밝기와 비교한 자세한 밝기와 위치까지 기록돼 있어 현대 천문학자들이 이를 이용해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할 정도로, 우리나라의 천문 기록은 신뢰성을 얻고 있습니다. 

얘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샜습니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운석 기록이 남아있습니다. 대영박물관 운석연감에는 1900년 이후 한반도에 4차례나 운석이 떨어졌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실물이 남아 있는 것으로 지난 1943년 전남 고흥에 떨어진 두원운석이 있는데요. 대전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있는 지질박물관에서 운 좋게 그 실물을 직접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대기권을 뚫고 떨어지는 과정에서 마찰열로 인해 새까맣게 그을린 자국도 아직까지 생생하게 남아있을 만큼 보존 상태가 좋았습니다. 원래 이 운석은 일제 강점기 시절 고흥군 두원면에서 발견됐다가 일본인들의 손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됐지만, 1998년에 영구 임대 형식으로 다시 우리나라로 반환돼 보관하고 있습니다. 운석을 발견했던 당시의 기록을 보면, 큰 소리와 함께 불덩어리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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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운석은 그리 드문 천문현상도 아니고, 옛날부터 심심치 않게 목격돼 왔습니다. 며칠 전 러시아에 떨어진 것과 비슷한 크기의 운석도 실제로는 그리 드물지 않다고 합니다. 한국천문연구원 문홍규 박사는 "지름 10 미터급 소행성의 경우 지구 대기에 충돌했을 때 2만 톤급 TNT 폭발력에 해당하는데, 이런 소행성들이 매년 하나 꼴로 지구 대기에 충돌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러시아에 떨어진 운석의 크기가 약 17m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에 실제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이 정도 규모의 운석이 꽤 자주 떨어진다는 얘깁니다. 

또 이들 가운데 일부가 우리나라에 떨어질 가능성도 작지만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지난달 러시아 위성 코스모스 1484가 지구로 추락할 당시 우리나라에 떨어질 확률은 약 4천분의 1 정도로 계산됐습니다. 이 확률은 사실 한반도의 면적이 지구상 전체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율에서, 위성이 지나가지 않는 일부 극지방 지역의 비율을 제외한 수치인데요. 운석이 한반도로 떨어질 확률은 이보다는 조금 더 낮은 값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운석 추락을 예측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나라 단독으로는 이런 우주물체를 탐지할 능력이 없습니다. 소행성 충돌 예측 시스템을 건설 중인 미국으로서도 작은 크기의 운석을 미리 탐지해 예측,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과젭니다. 직경 1km 이상인 비교적 큰 소행성은 인공위성이나 레이더로 발견할 수 있지만, 그보다 작은 경우에는 탐지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운석 추락에 대비한 국제적 공조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러시아와 영국 등이 이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우리나라도 우주 선진국들과의 협력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계획입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미국 하버드 스미소니언 연구소 내에 있는 '마이너 플래닛 센터' 즉 소행성을 탐색하는 연구와 공동으로 소행성 탐색 프로그램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국제 공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우리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지금으로선 태부족인 소행성-운석 관측장비와 전문 인력이 대거 확충돼야 비로소 성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몇 안 되는 소행성 전문가들은 전용 레이더와 망원경으로 24시간 내내 특정 구역을 밀착 감시할 수 있는 여건이 소행성 탐지에 필수적인데, 다목적으로 사용되는 민간 천문대의 망원경으로서는 사실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하늘의 불청객 운석, 지금부터라도 대비한다면 우주 강국으로서의 한국의 위상 강화에도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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