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택시법 재의결하라' 4만여 대 운행중단

'택시법 재의결하라' 4만여 대 운행중단
수도권과 중부권 택시 4만여대가 대중교통에 포함될 것을 요구하며 운행을 멈췄다.

당초 예상보다는 운행중단 참여율이 저조해 우려했던 시민들의 출·퇴근길 불편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택시 종사자들은 서울 여의도에서 전국 비상 합동총회를 열어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택시법) 재의결을 강력 촉구하기도 했다.

◇최대 4만7천대 '스톱'…10대 중 7대는 정상운행 = 2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부터 시작된 24시간 운행중단에 동참한 택시는 30% 안팎에 머물렀다.

오후 1시 기준으로 이날 수도권과 중부권 8개 광역시도의 택시 15만3천246대 중 4만7천880대가 멈춰 서 31.2%의 중단율을 기록했다.

앞서 지난 1일 운행중단 투쟁을 벌인 영·호남 등 남부권 9개 시도는 이날 운행중단에 참여하지 않았다.

비상 합동총회가 끝난 오후 5시 현재 운행중단 참여율은 27.9%(4만2천798대)로 떨어져 퇴근길 교통부담이 더 줄어들었다.

권역별로는 중부권의 참여가 적극적이었다.

참여율이 가장 높았던 오전 6시 기준으로 충청남도가 76.2%, 충청북도가 72.2%, 강원도가 55.0%를 기록했다.

이 시간대 수도권은 서울 0.3%, 경기도 28.2%, 인천 46.5%에 그쳤다.

오후 들어 택시 단체와 조합의 독려로 수도권 운행중단율이 13.8%(오전 6시)에서 28.6%(오후 1시)로 두 배 이상 뛰어올랐지만 같은 시간 중부권 참여도는 48%에서 42.2%로 주춤했다.

대전은 아예 처음부터 단 한 대도 운행중단에 참여하지 않았고, 첫 집계 당시 전원 동참한 세종시 택시는 불과 몇 시간만에 100% 운행으로 돌아섰다.

퇴근 시간을 앞둔 오후 5시 현재 운행중단율은 수도권 25.8%(12만2천466대 중 3만1천639대), 중부권 36.3%(3만780대 중 1만1천159대)다.

충남이 64.2%로 가장 높고 충북(50.3%), 강원(42.1%), 경기(31.5%), 서울(28.1%)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오후 1시까지만 해도 3분의 1에 가까운 중단율(33.7%)을 보이던 인천 택시는 저녁부터 모두 현장에 복귀했고 대전과 세종시는 100% 정상 운행을 이어갔다.

예상보다 정상운행한 택시가 많았던 이유로는 '최대 시장'인 서울(총 7만2천280대)의 실시간 운행정보시스템과 강력한 제재 경고가 꼽힌다.

서울시가 이 시스템으로 법인택시의 운행정보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데다 개인택시의 카드결제 정보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운행을 멈췄다가는 곧바로 적발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날 운행을 중단하는 택시 사업자에게 면허취소 또는 감차 명령과 유가보조금 지급 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은 터라 다른 지방처럼 쉽게 시동을 끄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행중단 참가 차량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협조해 원칙에 따라 행정처분을 적극 집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생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상당수 개인택시 기사들도 일손을 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퇴근길 이용자 불편 적어…'교통대란 없었다' = 택시 10대 중 7대가 정상 운행한 데다 시민들이 운행중단 소식을 미리 알고 버스, 지하철, 자가용을 이용한 덕분에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하철 1호선 신도림역 승강장에서 만난 김주호(35)씨는 "택시가 없을 줄 알고 20분 정도 일찍 나왔더니 택시가 줄줄이 서 있었다"며 "일찍 나온 김에 지하철을 타고 가긴 하지만 조금은 허탈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근시간대 서울 법인택시의 90% 이상이 정상 운행해 직장인들의 출근을 도왔다.

경기도에서는 버스와 지하철에 승객이 많이 몰리고 자가 운전자가 늘어난 탓에 평소보다 도로가 다소 막히기는 했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은 많지 않았다.

중국 출장을 떠나는 유지현(30·수원 정자동)씨는 "인천공항행 리무진버스 정류장(동수원)으로 가려고 택시를 탔는데 15∼20분 기다렸다"며 "내심 걱정했는데 비행기 시간을 맞출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운행중단율이 높았던 충청권과 강원, 인천 지역에서도 주민들이 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하려고 평소보다 일찍 출발해 별다른 혼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춘천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유모(29)씨는 "입사 면접이 있어서 용산행 ITX열차 시간에 맞춰 서둘러 나왔는데 다행히 일부 택시가 운행하고 있었다"며 "택시를 기다리는 줄이 평소보다 길고 10여 분가량 더 기다렸지만 다들 큰 불편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 지자체는 이날 택시 운행중단에 대비해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를 출퇴근 시간에 맞춰 증차하고 첫차와 막차 운행시간을 늘리는 등 비상수송대책을 시행 중이다.

서울 개인택시들이 오후 7시부터 현장에 복귀할 예정이어서 퇴근 및 야간시간대 택시 중단율은 20%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국토부는 전망했다.

◇여의도 비상총회 개최…향후 야간 운행중단 투쟁키로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 4단체는 오후 2시부터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택시 생존권 사수 전국 비상 합동총회'를 개최했다.

전국 택시 종사자 2만여명이 참가해 "택시산업이 정책 부재로 붕괴될 위기임에도 정부는 구시대적 관념에 사로잡혀 여야가 합의한 택시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며 "국회는 택시법을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재의결을 촉구했다.

택시 4단체는 이날 총회에서 택시 의존도가 가장 높은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심야 시간대에만 운행을 멈추는 '야간 운행중단' 투쟁계획을 결의했다.

시행 일자 등의 세부 계획은 앞으로 국회의 법안 처리 움직임 등을 지켜보며 결정하기로 했다.

이들은 전세버스 150여대, 택시 130대를 동원해 여의도로 집결한 뒤 총회를 마치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향해 가두행진을 벌였다.

별다른 충돌은 없었지만 일부 참가자들이 근처를 지나는 택시를 가로막고 운행중단 불참을 비난하는 등 다툼을 벌였다.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 인근에서는 택시 기사들로 추정되는 수십명이 운행 중이던 법인택시에 계란을 던지고 달아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토부는 택시 4단체의 야간 운행중단 계획에 대해 "국민을 볼모로 한도를 넘는 비상식적인 행위"라며 "법령이 허용하는 최고한도의 행정처분을 조치하겠다"고 반발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