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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통령 퇴임연설 속 '진심'은?

[취재파일] 대통령 퇴임연설 속 '진심'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9일 임기를 엿새 남기고 대국민 퇴임 연설을 했다. 국민에 대한 감사 인사로 퇴임 연설을 시작한 이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느꼈던 소회와 지난 5년간의 성과, 그리고 미처 이루지 못한 과제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지난 2008년 취임 당시 약속한대로 선진일류국가로 가는 기초를 닦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미진한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선진국이 이제 우리의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임기 내내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미국발 금융위기와 유럽발 재정위기 등 두 차례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지난해에는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또 G20 정상회의와 핵안보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한국의 국가적 위상을 높였다고 자평했다.

다만 다양한 친서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대 만큼 서민들의 어려움이 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서민 경제 살리기를 이루지 못하고 청와대를 떠나게 된 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대통령은 양극화 문제는 세계 모든 나라의 공통 과제로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도덕적으로 흠결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자신의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을 비롯한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대해 국민 앞에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책적 성과와 미진했던 부분에 대해 모두 언급한 뒤 이명박 정부 5년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모두 역사에 맡기고자 한다고 말했다.

퇴임 후 활동과 관련해서는 대통령으로서의 의무는 끝나도 국민 행복을 위한 명예로운 의무는 계속될 것이라며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봉사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기꺼이 하겠다고 말했다.

대략적 내용은 이 정도로 정리해볼 수 있다. 하지만 20분 가까운 분량 속에는 이 대통령이 하고 싶었던 다른 말들도 적지 않았다. 주요 부분만 추린 언론 기사에서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본심'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특히나 차기 정부에 대한 '주문' 혹은 '조언' 성격의 발언들도 일부 섞여 있었다.

◈ '무조건 복지 안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설에서 복지와 교육, 보육, 문화, 과학기술에 대한 제도를 확충하고 투자를 계속 늘리는 것도 필수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대선의 화두였던 복지 정책과 관련해서는 국정의 중심을 '삶의 질 향상'에 두는 것도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상당수 언론이 간과했지만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고 국가재정의 건전성을 잃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그렇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다시 말해 삶의 질 향상도 좋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성장 동력과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였다.

물론 이런 기조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꾸준히 유지돼온 것으로 크게 새로울 것은 없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출범도 하기 진에 기초연금이나 4대 중증 질환 국가 보장 같은 복지 공약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고 난 현 정부가 물러나기에 앞서 던진 마지막 조언이라는 점에서 또 다른 의미가 있었다.

◈ '4대강 사업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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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5년 동안의 공과에 대한 평가를 역사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임기 내내 논란을 빚었던 4대강 사업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따른 물 부족과 대규모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기 위해 시행한 4대강 살리기 사업도 그 취지를 계속 살려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일부에서 논란도 있지만 해외 전문가 그룹들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OECD는 '종합적 수자원관리의 성공사례'로 꼽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유엔환경기구, UNEP가 4대강 사업을 '강 복원을 통한 녹색경제 사례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퇴임 후 꽃피는 계절이 오면 4대 강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우리 강산을 둘러보고 싶다고 말해 4대강 사업에 대한 강한 애착을 숨기지 않았다.

◈ '대북 정책 성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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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논란이 많았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겉으로 보기와는 달리 안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5년은 북한이 진정한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고 상생공영의 남북관계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원칙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국내 정치를 위해 남북관계를 이용하지도 않았고 실질적인 변화없이는 일방적인 지원도 절제했다면서 원칙있는 대북 정책을 일관되게 펼쳐나간다면 남북관계에서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에 대한 당부인 셈이다.

북한의 3차 핵실험은 평가 절하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정권이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자축하고 있지만 핵과 미사일이 북한을 지켜주지 못할 것이고 국제사회로부터 고립과 제재를 자초해 막다른 길로 점점 다가가고 있음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 정권은 변화를 거부하고 있지만 북한 주민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는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제 통일의 시대가 멀지 않았음을 굳게 믿고 있다면서 서둘러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리하자면 원칙있는 대북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북한에게 더 이상 퍼주기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시키고 북한 내부에도 변화를 촉진시켜 남북관계에 있어 나름의 진전을 이끌어냈다는 주장인 셈이다.

◈ '할 만큼 했다'… 평가는 지켜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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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출입기자단과의 오찬에서 홀가분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5년동안 열심히, 할 만큼 일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몇가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정책추진이 난관에 부딪힐 때면 "일을 모르는 사람은 정부를 많이 비판하겠지만 일을 해본 사람은 이해할 것"이라며 참모진을 다독여왔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파동 때를 언급하면서 세계에 수천억 달러의 물건을 파는데 미국산 쇠고기를 안 먹고 물건을 팔겠다고 하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것 아니냐며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으면서 미국에 자동차는 팔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어린이도 그 정도 규칙은 지킨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퇴임 연설에서 재임 기간 동안 논란이 됐던 사안들에 대해 나름의 소신을 밝혔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현 정부의 공과는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다. 연설문 내용을 놓고 이런 저런 갑론을박이 많겠지만 이 대통령의 소신이 후대에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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