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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뜨는 세종시…부동산 값 '급등'의 풍경들

[취재파일] 뜨는 세종시…부동산 값 '급등'의 풍경들
“돌 하나에 6백억”이란 제목이 눈에 띄었다. 현수막에 있는 광고 글이다. 이 글을 근거로 세종시 부동산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한 경제지의 추론이다. 재미있다. 확인하고 싶었다.

현장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용하지 않은 곳이다. 공주에서 새로 세종시에 편입된 곳이다. 세종시 장군면 도계리다. LH가 개발을 위해 터를 닦아 놓은 곳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시작되는 옛 면단위 마을이다. 우선 현수막을 찾아야한다. 그런데 현수막보다 더  놀라운 광경들이 눈에 펼쳐졌다.

마을 입구부터 원룸, 투룸 주택이 빼곡히 들어섰다. 막 준공된 건물도 부지기수다. 좀 떨어진 임야는 10여 년 전 양평 일대와 비슷했다. 전원주택 터가 다져지고 있다. 곳곳에 택지 분양, 금강 조망권 등 광고 간판이 현란하게 나부낀다.

부동산중개업소에 들어갔다. 사장은 나와 비슷한 나이의 여자다. 연령대 다른 사람들 보다는 키나 몸집이 큰 편이다. 그만큼 말을 속 시원히 했다. 

“왜 이렇게 원룸, 투룸이 많은가요?”
“혼자 내려온 공무원들이 많으니까요. 또 LH 직원들이나 현장 근로자들이 많아요”
“전원주택 터는?”
“세종시가 좋아진다니까, 전원주택지 찾는 사람이 꽤 있어요. 또 땅 사서 택지로 개발한 뒤 팔면 돈이 되잖아요. 외지에서 온 부동산업자가 많아요. 투기꾼들도 많고...”

제일 궁금한 땅값을 물었다.
“초입에 원룸 지어진 도로변은 지난해 1평에 150만 원 정도 했지요. 지금은 평당 300만 원 대까지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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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가 수용해 개발하고 있는 지역은 어떨까? 정부청사가 들어오기 전 입주를 시작한 첫 마을은 2단계까지 5600여 채의 아파트가 공급됐다. 30평형까지는 전세 품귀다. 반 년 사이 두 배가 올랐다. 기자가 직접 겪은 일이다. 집을 구하고 돈 마련까지 4주가 걸렸다. 그 사이 전세 값은 5천만 원이 올랐다. 40평 이상은 사정이 다르다. 아직도 빈집이 많고, 전세 값이 오르긴 했지만 폭등은 아니다. 매매가는 더 평이하다. 오르긴 했지만 금융비용 정도다. 분양가에서 평균 2-3천만 원 웃돈이 오른 정도다.

입주를 안 한 아파트들은 철저하게 정부 청사와의 거리, 교통편의 등에 따라 웃돈이 붙는다. 분양 미달인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청사 바로 옆의 포스코 아파트 40평대는 웃돈이 2억원까지 올랐다. 오는 7월 입주다. 직접 가봤다.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가 아파트 바로 앞이고, 호수 건너로는 계룡산 능선이 똑바로 들어온다.  

이렇게 해서 세종시의 땅값은 상승률 5.98%로 전국 최고다. 전세 값과 집값도 올랐다. 주변의 대전과 충북 오송까지 훈풍이 불고 있다. 그래서 세종시 첫 마을 상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요즘도 투자 문의가 빗발친다. 주변의 난개발은 계속된다. 투기꾼은 끊임없이 세종시를 들락거린다.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종시에서 분양을 받은 공무원들은 대개는 정부청사 주변의 아파트를 선택했다. 첫 마을에 분양을 받았어도 출. 퇴근하는 공무원도 있다. 일부는 수도권 집 정리가 안 돼서 이사를 못했다. 공무원 대부분이 분양받은 아파트들은 오늘 7월부터 속속 입주를 시작한다. 정부청사 이전이 완료되는 2년 후면 아파트 공급도 충분해진다. 그때도 전세 값, 집값이 계속 지금과 같을까?

포스코아파트 옆에는 엄청 넓은 단독주택 부지가 조성됐다. 첨단 보안장비가 완비돼 담이 없는 주택이라고 선전한다. 호수공원을 끼고 멀리 계룡산이 보이는 단독주택이 다량 쏟아진다는 얘기다. 물론 개발계획구역 안에 단독주택 단지는 이 곳 뿐만이 아니다. LH가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계획한 도시다. 소규모 개발업자들이 과수원을 뒤엎거나 주민들과의 마찰을 유발하면서 축사 옆을 까뭉개는 택지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교통이 편하고 청사 가까운 도심에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이 즐비한데 변두리에 즐비한 원. 투룸은 어떻게 될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일부는 정부 청사와 가까운 지역이라 괜찮다고 한다. 차로 10분 거리란다. 국토부의 한 공무원은 반문했다. 과천 청사를 생각하라고... 차로 10분 거리에 그렇게 잘 되는 원. 투룸이 있고, 전원주택이 인기인가?

아무튼 600억 원 짜리 돌은 찾았다. 한 조경업자가 내건 수석(水石)광고였다. 남녀가 포옹한 모습이 노란색 옥으로 박혀있는 검은 돌이었다. 살 사람에게만 공개하라는 업자와의 약속 때문에 공개는 못하겠다. 그럼 부동산과는 관계가 없단 말인데... ‘낚시 기사’였단 말인가? 하지만 뭔가 수상하다. 들은 말이다. 그 조경업자는 외지인이란다. 땅을 빌려 돌을 갖다 놓고 나무를 심었다. 심어진 나무와 전시된 돌은 내 관점에서는 조잡하다. 바로 그 땅이 도로 용지로 수용된다. 그리고 동산(動産)에 대한 보상을 받았단다. 얼마를 보상 받았는지는 확인해 볼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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