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TV 시장 엘클라시코, 삼성 VS LG…승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 세계 TV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OLED, 3D TV, 울트라HD TV등 TV시장의 기술과 유행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삼성과 LG가 동시에 신규 TV 출시 행사를 개최하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주 참 재미난 자료를 냈습니다. 바로 디지털TV의 품질을 평가한 자료입니다. 지난해 3월부터 1년간 준비해 온 야심찬 자료인데, 바로 삼성과 LG TV를 한데놓고 따져볼 수 있는 자료였습니다. 대상은 SONY도 있었고, 중국 제품도 있었고, 다른 저가형 TV도 있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삼성과 LG TV의 우열을 가려보고 싶었습니다. TV 시장의 엘클라시코라고 불러도 무방할 두 회사 간의 대결을 흥미진진하게 지켜봤습니다. TV 대전 삼성대 LG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고가형 스마트 TV, 저가형 스마트 TV, 일반 디지털 TV로 나눠서 평가했습니다.

제1차전 - 영상품질

TV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화질을 따져봤습니다. 소비자원은 명암비와 해상도 색차, 색 재현범위, 색온도, 밝기 균일성, 시야각 등을 영상품질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아쉽게도 각 항목마다 구체적인 결과표를 내놓지 않았지만, 취재해보니 대략적인 승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삼성은 선명도에서 우세했습니다. 두 회사 제품을 한데 놓고 봤더니 확실하게 구분이 갔습니다. BBC의 다큐 '지구'를 틀어놓고 비교했는데 세세한 부분까지도 정밀하게 표현하는 능력은 삼성이 우세했습니다.
물론 설정을 달리하면 차이가 날 수도 있습니다만, 표준화면을 기준으로 비교평가한 결과입니다. 명암비도 삼성 제품이 뛰어났는데 흑백 구분이 더 구체적으로 표현됐습니다. 명암이 잘 사니까 선명도도 뛰어나다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흔히 화면을 볼 때 '쨍'하다는 느낌을 주는 능력은 삼성이 더 나았습니다. 

LG는 색을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했습니다. 붉은 색 꽃이 피는 장면을 동시에 틀었더니 LG는 화사한 색깔이 살아난 반면, 삼성은 명암을 강조한 탓인지 색이 약간 색이 바래서 나온 느낌이었습니다. 햇볕이 강하게 비쳐서 색이 덜 드러나는 상황이었다고 할까요? 화면 밝기는 분명 LG가 어두웠지만, 색감은 더 풍성하게 살아났습니다. LG의 장점은 시야각에서도 두드러졌습니다. LG는 또, TV를 정면에서 보지 않고 측면에서 바라봤을때도 정면과 화질이 차이가 가장 적게나는 TV로 뽑혔습니다. 시야각 분야에서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스마트 TV 분야에서 삼성과 LG는 고가형 TV는 영상품질이 두 회사 모두 별 4개를 받아 '우수'를 얻었지만, 승부는 저가형에서 갈렸습니다. LG는 저가형에서도 별 4개를 얻은 반면, 삼성은 '보통'인 3개를 얻는데 그쳤습니다. 1차전은 LG의 승리였습니다. 승부는 삼성 0:1 LG
제2차전 음성품질.

음성품질에 대한 평가는 크게 2가지로 수행했습니다. 우선 사람이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대의 모든 소리를 표현하게 한 뒤 음질을 평가하고, 앰프 출력을 따져보는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평가 대상 주파수는 20Hz~20KHz였는데요. 고음, 저음, 중음 가리지않고 균일하게 음성을 소화하는 능력은 삼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음성 재생 범위 평가에서 삼성은 고가형과 저가형 스마트 TV모두 별 4개를 받았고, LG는 둘다 모두 별 3개를 받는데 그쳤습니다. 일반 TV는 삼성과 LG모두 별 3개를 받았습니다. 소비자원 관계자도 음성에서는 삼성이 음역대에 상관없이 골고루 음질을 소화했다고 전했고, LG는 음역대에 따라서 잘 소화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이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소리는 삼성의 승리였습니다. 이로써 승부는 1:1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제3차전 3D TV

소비자원은 3D TV의 기능을 따로 떼어서 테스트를 했습니다. 일반 화질과 음질을 제외하고 3D TV의 특징적인 기능을 얼마나 잘 살리는지 따져봤는데, 3D 화면을 구현하는 능력은 삼성이나 LG나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결론났습니다. 다만 승부는 안경에서 갈렸습니다. 평가자들은 전원을 따로 켤 필요가 없이 그냥 쓰면 되고, 가볍기도 하고, 다른 3D 기기와 호환도 잘 되는 LG의 3D 안경을 삼성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실험 현장에서 안경을 직접 써봤더니 평가자들의 결론에 충분히 동의할 수 있었습니다. 안경틀에 3D용 렌즈를 부착하겠금 돼 있는 LG 시스템은 눈이 나빠 안경을 쓰고 있는 사람에게도 훨씬 편리했습니다. 평소 쓰는 안경에 렌즈만 부착하면 3D 시청이 가능했지만, 삼성은 전용 안경을 써야해서 렌즈를 끼지 않으면 3D 시청이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3D TV에서 안경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다고 볼 수 있으니 3D TV 승부에서는 LG의 승리로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이로써 승부는 삼성 1 : 2 LG로 LG가 또 앞서갑니다. 

제4차전 스마트 TV 편리성

 이번에 평가한 항목중에 사용 편리성도 들어있습니다. 화질과 음질 등 기능적 특성이외에 사용을 얼마나 편하게 할 수 있는가를 직접 평가자들에게 평가하도록 한 건데요. 아무래도 일반 시청용도가 아니라 인터넷 검색 등 다양하게 기능을 활용하도록 제작된 스마트 TV가 중요한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LG와 삼성 모두 별 4개를 받았습니다. '우수'하다는 평가인데요. 여기서는 제가 좀 승부를 내야겠습니다. 현장에서 삼성과 LG 스마트 TV를 놓고 어플리케이션 사용과 인터넷 접속을 모두 해본 결과인데요. 아무래도 소비자원에서 세세한 차이는 특별히 구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승부를 못냈지만, 제가 직접 해본 느낌은 이랬습니다. 제가 가장 우선에 둔 항목은 직관성이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가장 중요한게 보이는데로 따라가다보면 쉽게쉽게 기능이 수행되는 게 아주 중요하다고 느꼈는데요. 우선 기능을 실행하는 수단의 직관성은 LG가 우수했습니다. 삼성의 리모콘은 터치패드를 쓰고 있었지만, 기존 리모콘 기능을 조금 업그레이드 한 차원이라고 한다면 LG는 리모콘으로 앱들을 훨씬 더 쉽게 실행할 수 있었습니다. LG는 저가형 스마트TV에도 이 리모콘을 그대로 적용한반면 삼성은 저가형에는 터치형 리모콘은 지원하지 않고 일반 리모콘으로 불편하게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삼성은 손 동작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서 리모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작했는데 아직 기능이 정교하지 못해 금방 손에 익히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스마트기기의 특성상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데. 아직 스마트TV는 스마트폰처럼 어플리케이션 환경이 개방돼 있지 않아서 일부 유명한 콘텐츠를 제외하곤 대부분 자체 제작한 앱들이 올라가 있는 상태입니다. 향후 기능적인 측면을 떠나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승부가 갈릴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스마트 TV를 직접 써 본 결과 근소한 차이로 LG가 이겼다고 결론을 내리겠습니다. 1:3, LG가 많이 앞서갑니다.

제5차전 전력 사용량

요즘 전기료가 하도 올라가다 보니까 얼마나 전기를 많이 쓰는지에 대해서 따로 평가를 했습니다. 하루 6시간 TV를 시청하는 기준으로 한달에 얼마나 전기료가 나오냐를 따져봤는데요. 삼성 TV는 3D 기능을 수행할 때 전기료가 많이 나왔습니다. LG보다 2배 가량 나오기도 했는데요, 반면 2D나 일반 디지털 TV를 비교하면 삼성의 전기효율이 더 좋았습니다. 기본적으로 한달에 6시간 정도 시청을 하면 2~4천원 정도 전기료가 나오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전기료는 삼성이나 LG나 어느 쪽이 더 우수하다고 평가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무승부로 결론을 내는게 마땅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최종 전적은 LG가 3승1무1패로 삼성을 이겼습니다. 더 다른 부가기능 항목도 있었지만, 이부분은 서로 엎치락뒤치락했고, 게다가 TV의 주요 기능이라고 보기도 어려워서 따로 승부를 가르지는 않았습니다. 가격도 스마트TV의 경우 LG가 삼성보다 1,20만원 정도 더 비쌌지만, 가격 변수는 제외했습니다. 그리고 TV 품질 평가에서 LG의 근소한 차 승리로 끝났지만, 같이 평가를 받았던 SONY나 중국 TV에 비해 두 회사의 TV는 월등하게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2013시즌 TV 엘클라시코는 LG의 승리로 끝났는데요, 다음 시즌은 또 어떻게 승부가 갈릴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