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중국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지만, 이번 일로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본질적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홍콩 언론들이 분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말 안 듣는 이웃나라에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번 핵실험은 북한이 중국의 압력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을 환기시켰고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전략 변화 요구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이젠(蔡建) 중국 푸단(復旦)대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 협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말로만 제재가 아니라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북한에 대한 지원을 끊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서니 리 연구원은 북한이 한국에 더 가까워지는 중국을 '불신'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약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SCMP는 사설에서 '달래는 시기는 지났다'라면서 북한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중국이 더 이상은 설득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전략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사설은 "중국과 미국, 안전보장 이사회의 다른 나라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이번 실험에 대해 북한 정권을 비난하는 것이며 이는 북한이 더욱 고립될 것임을 뜻하는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선택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선택은 6자 회담에 복귀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이번 핵실험은 지난 장거리 로켓 발사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을 내놨다.
중국은 장거리 로켓 발사 때 대북제제를 확대·강화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지지했다.
그러나 당시 중국의 노력으로 평양위성통제종합지휘소 소장 등 4명이 제재 명단에서 제외됐던 만큼 북한은 중국의 결의안 지지에 불만을 나타내긴 했지만, 이는 표면적이었을 뿐 내심으로는 중국에 고마워했다는 것이다.
명보는 이번에는 중국이 감내할 수 있는 최저선을 넘은 만큼 지난번 같은 노력을 중국이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것이 중국과 북한 간 관계가 질적으로 변화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제재가 강화될수록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고 이에 따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도 더욱 커지게 되는 만큼 이런 상황이 중국에 완전히 안 좋은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 이익과 전략적 관점에서 볼 때 북한과 미국의 관계 개선이 요원해지고 한반도에 적절한 긴장 상태가 유지되는 것은 현상 유지의 조건 중 하나로 이는 한반도 현상 유지를 바라는 중국의 이익과도 들어맞는다는 설명이다.
홍콩 중문대의 사이먼 선(沈旭暉) 부교수도 이번 핵실험 이전에 이미 중국과 북한 간 틈이 생기긴 했지만, 중국의 대응은 강한 어조의 구두 경고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이 중국의 지리전략적 위치상 중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실질적인 제재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믿고 있다고 말했다.
선 교수는 사실 북한 핵실험으로 중국은 아무런 이득도, 피해도 보지 않기 때문에 핵실험으로 중국이 핵 오염되는 등 실질적으로 중국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아니라면 중국이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갖는 하나의 고민은 북한에 대해 중국인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北京)대 뉴쥔(牛軍) 교수는 "지난해 이래 중국인들은 점점 북한에 반감을 품고 있다"면서 중국인들이 중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문제가 산적한 중국에서 북한 문제가 반(反) 정부 문제로 변하도록 내버려 둘 수도 없지만, 실질적으로 북한 핵실험을 저지할 방법도 없다는 게 중국 지도부의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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