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주간의 건강이슈를 알아보는 건강플랜 시간,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조 기자,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 명절 지내고 돌아오는 길에 부부싸움 하는 분들 많을텐데 이러다가 화병을 키울 수도 있죠?
<기자>
네, 화병의 국제적 진단명은 영어로도 '화병' 그대로 씁니다.
분을 그대로 삭힐 수 밖에 없었던 우리 문화에서 창조된 질병인데요.
좋은 건 아닙니다만,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된 셈이죠.
화병은 이렇다 할 신체적 이상은 없는데도 통증이나 마비증세가 일어나고, 또, 치료하지 않고 오래 놔두면 심혈관 질환이나 암 위험도까지도 높아지는 게 바로 화병인데요.
그런데요, 이런 화병이 명절 전후에 많이 늘어납니다.
이른바 명절 트라우마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있다는 얘기죠.
명절에 모인 가족 사이에서 기억하기 싫은 나쁜 경험이 생기면 그 다음 명절 때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기가 쉽습니다.
명절을 전후해서 이혼율이 더 높아지는 것도 부부간에 풀지 못한 화병이 바로 원인으로 분석되는 데요.
의학계는 화를 돌고 도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가 가족 누군가에게 화를 내면 그 화는 사람 사이를 돌고 돌다가 결국 내게로 다시 돌아오는 거죠.
어차피 나에게 돌아올 화라면 낼 때 조금 덜 내는 게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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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러니까 부인이 스트레스 잔뜩 받으면 남편한테 좀 싫은 소리, 잔소리 하고 또 남편이 화가 나서 부인한테 뭐라고 하고 이렇게 점점 화가 커진다는 얘기같은데, 그렇다면 이걸 어떻게 잘 푸는 방법이 없겠습니까?
<기자>
네, "화가 났다는 걸 먼저 인정하라" 화병 전문가들이 권하는 가장 첫 번째 조언입니다.
먼저 인정하고, 그 순간 호흡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들이마시는 숨은 긴장을 유발하지만 내쉬는 숨은 몸을 이완시켜 줍니다.
우리가 이제 한숨을 쉬면 좀 가라앉는 것도 이 원리인데요.
그래서 화가 났을 때 가볍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쉬게 되면 분노의 수치는 좀 떨어지게 됩니다.
또 하루 30분 정도 숨이 찰 정도로 빠르게 걸으면서 화를 내게 한 대상을 용서하려는 노력도 도움이 됩니다.
또 명절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면 좋은 기억을 새롭게 만드는 것도 중요한데요.
예를 들어서 따뜻한 말로 서로 마음을 위로해주거나, 정성을 담은 선물, 용돈, 상품권 괜찮습니다.
명절 후에 아내나 남편에게 주신다면 그거 제값 해낼 수 있습니다.
<앵커>
5만 원짜리 상품권 하나에다가 편지써서 주면 화 많이 풀릴 것 같죠?
<기자>
네. 그거 되게 좋은 방법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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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화를 잘 내지 않는 경우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울증에 걸리신 어르신들은 감정표현을 잘 못하시죠.
<기자>
네, 우울증으로 입원하신 어르신들 보면 항상 웃으시거나, 괜찮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화를 내시거나 분명하게 의사표현을 하실 때가 되면 의사들은 퇴원할 때가 됐다고 생각하는 데요.
어르신들의 우울증은 젊은이들과 달리 우울한 기분으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매사에 의욕이 없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고령자는 누구나 뇌 기능이 다소 떨어지게 마련이지만, 우울증을 오래 앓게 되면 뇌 기능이 최고 26%까지 급격히 떨어져서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게 최근 한 대학병원 연구결과 확인됐습니다.
고령자의 뇌세포는 젊은이들과 달리 약한 상태여서 우울한 감정에 쉽게 파괴되는 건데요.
홀로 사시는 한 할머니의 집을 가봤습니다.
한 겨울인데도 방안에 저렇게 덩그러니 선풍기가 놓여 있었는데요.
[치매 환자 : (선풍기가) 분리되지 않아, 이걸 어떻게 분리하는지 모르겠어. (선풍기를) 씻어 넣어야 하는데 할 줄 몰라서….]
이렇게 비교적 쉽게 하시던 일을 잘 해내지 못하시는 경우엔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매번 나오시던 지하철 출구를 착각하시거나, 시장에 갔는데 집에 오는 길을 어려워 하신다면 역시 치매를 의심해 봐야합니다.
치매는 약물치료, 생활치료가 모두 중요한데요.
규칙적인 운동, 그리고 메모지에 본인이 생각한 것을 그때그때 직접 써보는 습관은 치매 예방과 치료에 모두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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