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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감사원 국회 이관 옳은 일인가?

[취재파일] 감사원 국회 이관 옳은 일인가?
새누리당 내에서 일부 의원들을 중심으로 개헌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통합당도 박기춘 원내대표가 나서 국회 개헌특별위원회를 설치하자고 제안하는 등 개헌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특히 권력 구조 개편 문제와 함께 대통령 소속으로 돼 있는 감사원을 국회로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는 지난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도 새로운 정치를 위한 정치 혁신에 동참해야 한다"면서 "대표적으로 대통령 직속인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막강한 대통령의 권한이 정치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감사원 기능을 이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사실 감사원 국회 이관 문제는 민주통합당 뿐 아니라 새누리당에서도 개헌의 주요 항목으로 검토한 사안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개헌이 화두가 됐던 지난 해 11월,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의 한 관계자는 "헌법 개정을 하게 되면 감사원은 당연히 국회 아래에 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다.

◈ 감사원 국회 이관의 논거

감사원을 국회 소속으로 바꿔야한다는 주장의 핵심 논거는 국회가 국가 살림살이를 감시하고 감독할 권한과 의무를 갖는 국민의 대표 기관이라는 점이다. 그런 측면에서 행정부의 재정권 오남용을 감시하는 감사원은 국회 아래 두는 게 타당하다.

또한 현행 법률상 감사원이 직무에 관해 독립적인 지위를 갖는다고는 하나, 지금처럼 감사원을 대통령 소속으로 둘 경우 상부의 입김에 영향을 받기 쉬운 우리 나라 조직 문화의 특성상 감사원이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감사원이 지난 2011년 1월, 현 정부 최대 역점 과제였던 4대강 사업의 1차 감사 결과 발표하면서 별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정권 교체를 코앞에 둔 지난 달 2차 결과 발표 때 총체적 부실이라고 정반대 결과를 내놓은 것도 이런 우려를 가중시키는 한 예로 꼽히고 있다.

◈ 감사원 국회 이관 반대 논거

헌법적 가치라든가 이론적 논거로만 보자면 감사원 국회 이관이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현실을 무시한 이상론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감사원이 국회 아래로 갈 경우 여야간 정쟁에 휘말릴 수 있다. 특히 대통령과 다수당의 소속정당이 다를 경우 감사원이 중간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

또 행정부와 국회가 대립할 경우, 감사원이 활동하는데 지장을 받을 수 있다. 행정부가 국회 소속인 감사원에 필요한 정보나 자료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마다 국정감사 때면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의원들과 어떻게든 이를 빠져나가려는 행정부 관료들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감사결과가 나와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소속인 지금은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 반발하는 행정 부처들을 찾기 힘들지만 소속이 국회로 바뀐다면 감사 결과에 번번히 반박하거나 심지어 보이콧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법적 강제 장치를 둔다고 해도 행정부와 입법부 간 갈등으로 비화될 경우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면서 해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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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원 국회 이관시 고려해야 할 점들

앞서 살펴봤듯 감사원을 대통령 아래 두든, 국회 아래 두든 각기 장단점이 있다. 현재 여야의 논의과정을 볼 때 국회로 이관하자는 의견이 우세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몇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철저한 독립성의 보장이다. 감사원이 감사 실시 여부와 시기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과 영국의 경우도 최종적인 감사 결정권은 전적으로 감사원장이 갖고 있다. 다만 감사원이 역으로 권한을 남용할 수 있는 만큼 국회 등의 감사 요구를 거부할 때는 정당한 이유를 대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둘째, 감사원이 국회로 이관될 경우 감사원의 회계감사기능과 직무감찰기능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회계감사기능은 행정부 재정권에 대한 국회의 고유 감독 권한으로 가져오는 게 맞지만 직무감찰은 행정부 내부에서 이뤄지는 게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국회가 감사원을 통해 직무 감찰의 형태로 행정부 업무에 간섭할 경우 권력분립을 훼손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국회가 행정부 업무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건 아니다. 국회는 국정조사권을 통해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행정부 견제가 가능하다. 다만 상시 간섭은 곤란하다는 취지다.)

셋째, 감사원이 국회로 가면 국회는 상시감사가 가능해진다. 따라서 현재 해마다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국정감사제도는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어진다. 오히려 감사원을 갖고도 국정감사를 고집한다면 행정부의 업무 부담만 가중시킬 수 있다.

◈ 감사원 진짜 바꿀 점은?

감사원 소속 유형은 크게 행정부 소속형과 의회 소속형, 독립기관형 등 3가지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형식적으로는 행정부 소속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절충형으로 보는 게 옳다. 국회법 제127조의2에 근거해 국회도 감사요구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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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조의2(감사원에 대한 감사요구 등) ① 국회는 그 의결로 감사원에 대하여 감사원법에 의한 감사원의 직무범위에 속하는 사항중 사안을 특정하여 감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감사원은 감사요구를 받은 날부터 3월 이내에 감사결과를 국회에 보고하여야 한다.  <개정 2010.3.12>

②감사원은 특별한 사유로 제1항에 규정된 기간 이내에 감사를 마치지 못하였을 때에는 중간보고를 하고 감사기간의 연장을 요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의장은 2월의 범위 이내에서 감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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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이 조항은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강제하고 있어 말이 감사요구권이지 사실상 감사명령권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 나라의 감사원은 대통령 소속이지만 국회도 얼마든지 감사원을 활용해 행정부를 감시할 수 있는 체제다. (이에 관해서는 현행 규정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다시 말해 감사원 활용에 목적이 있다면 굳이 국회 소속으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오히려 국회 소속으로 바꿔 독립성 등을 강화하다보면 국회가 감사원을 활용하는데 지금보다 더 제약이 많을 수도 있다.

현실적, 실무적인 면에서 보자면 감사원 개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소속 같은 형식적 부분이 아니라 감사원의 인사문제라는 지적이 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같은 공무원이라도 감사원 공무원은 일반 행정부처 공무원들에게 갑(甲)중의 갑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만 해도 5년 집권기간이 끝나면 끝이지만 감사원 공무원은 좀처럼 타부처 전출이 없어 이들에게 찍히기라도 하면 공무원 생활 내내 피곤해진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반 부처 공무원들은 감사원 공무원들에게 좀 부당한 일을 당해도 말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귀띔했다.

공론화를 통해 확인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만약 감사원 직원들의 전횡이 사실이라면 타부처와의 인사 교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타부처 사람들이 들어오면 친정 봐주기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지만 출신 기관과 관련된 업무에서 배제하는 일종의 상피제를 통해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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