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는 크로아티아전 '참패'

이은혜 기자

작성 2013.02.07 11:0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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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참패'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결과와 경기내용 이었다. 속절없이 무너진 수비진이나 한 골도 기록하지 못한 공격진의 결정력 부족은 물론 경기 후 "완패했다"고 인정한 수장 최강희 감독까지. 한국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무대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다시 한번 처참한 패배를 기록했다. 분위기 반전 그리고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6일(이하 한국시간) 런던의 크레이븐 코티지 경기장에서 치러진 한국과 크로아티아의 평가전 경기서 한국이 0-4 완패를 기록했다. 전반 중반까지도 실점 없이 상대 공격을 틀어 막았지만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루카 모드리치, 분데스리가 득점 선수를 달리고 있는 마리오 만주키치 등이 포진한 크로아티아 공격진은 전반 30분 만에 한국 수비진을 공략했다.

전반 3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진 만주키치의 헤딩골로 기선을 제압한 크로아티아는 이후 붕괴된 한국 측면수비를 지속적으로 공략하며 추가골을 노렸다. 결국 전반 40분에는 정확한 킥을 자랑하는 스르나가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에서 감아찬 슈팅으로 다시 한국 골망을 흔들며 경기를 압도했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진에서 지동원과 손흥민, 중원에서는 신형민을 빼고 각각 이동국과 박주영 그리고 김보경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또 불안한 모습을 보이던 중앙 수비수 이정수를 빼고 정인환을 투입하며 불안한 포백라인도 재정비했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11분에 루카 모드리치의 정교한 침투패스로부터 이어진 옐라비치의 강한 슈팅에 다시 한번 힘 없이 골문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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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은 이 날 기성용, 구자철 등 믿었던 해외파들이 풀타임 활약했지만 폭발적인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시즌을 치르고 있는 도중이어서 많은 선수들이 피로누적을 호소한 점을 감안해도 팀 조직력이나 포지션별 경쟁력에서 상대 크로아티아에 한참이나 밀리는 모습을 보여 아쉬움을 남겼다. 크로아티아가 FIFA랭킹 10위의 강호이고, 개인기량에서 절대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한국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 전부에 변명의 구실이 될 수는 없다. 상대 선수들 또한 시즌을 치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난국은 총체적이다. "이 멤버로 최종예선을 치르고 싶다"던 최강희 감독의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오랜 시간 든든한 모습을 보여왔던 이정수, 곽태휘 등 베테랑 중앙 수비수들은 제 몫을 다하지 못했고, 여전히 제 주인을 찾지 못한 양쪽 풀백 라인은 크로아티아전 참패의 최대 원인으로 지적됐다. 최종예선 4차전 경기인 카타르전이 불과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것을 생각하면 안정성이 가장 중시되는 수비라인의 최적조합 찾기는 가장 시급한 과제다.

다음 달 카타르전에서 같은 결과가 나왔을 때 시차적응 문제나 선수들의 몸 상태, 짧았던 소집기간 등을 구실로 내세우기는 더더욱 힘들다. 한 번 패배했다고 무작정 바꿀 수도 없는 것이 수비라인지만 이번 크로아티아전이 마지막 실험이었다면 최강희 감독에게는 약 한 달 동안 가장 안정적인 조합을 찾아내고 또 경기력으로 연결시켜야 할 과제가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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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진의 파괴력을 극대화 시킬 방법도 고민거리로 남게 ?다. 공교롭게도 한국 대표팀 선수구성을 놓고볼 때 수비자원보다는 공격진의 네임밸류나 개개인별 상승세가 더욱 뚜렸하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서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해 왔고, 이청용이나 지동원 등 제 각각의 이유로 기복을 겪던 선수들도 나름 분위기 반전의 돌파구를 마련한 상황이다. 그러나 박주영에 이동국까지 자원을 총동원한 한국 공격진은 처참한 경기내용 속에 단 한 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수비라인 붕괴로 인한 대량실점과는 별개의 문제임이 분명하다. 이것이 선수 간 '호흡'의 문제라면 최종예선 4경기를 앞두고 있는 최강희 감독에게는 선택과 집중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평가전은 평가전이다. 이 경기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기 위한 첫 경기가 아니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다. 최강희 감독에게는 "이대로 가고 싶다"고 믿었지만 여전히 불안요소가 많은 대표팀 전력구성을 다시 고민해야 할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 선수들은 결코 그 어떤 경기도 마음 놓고 치를 수 만은 없다는 경각심을 갖게 됐다.

크로아티아전 참패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어쩌면 이번 평가전의 가장 큰 소득일지도 모른다. 한국은 3월부터 시작되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을 통과하게 되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런 위업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이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