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푸른거탑’은 “대뇌의 전두엽~”, “말년에 혹한기라니”라고 외치는 말년 병장 김종훈과 군인보다 더 군인 같은 병장 김재우 등 개성파 연기자들의 활약으로 호평을 받지만 ‘푸른거탑’의 성공에는 자꾸만 정이 가는 어리바리 신병 이용주의 공(功) 역시 매우 컸다.
이용주가 ‘푸른거탑’을 만난 건 행운이었다. “‘롤러코스터’에 있는 많은 코너들에 출연했는데 자꾸 1, 2회 만에 없어졌어요. 그러던 중 ‘남녀탐구생활’에 출연하게 됐고 민진기 감독님이 애드립 잘한다고 좋게 봐주셨어요. 그래서 ‘푸른거탑’이 시작할 때 제가 가장 먼저 캐스팅 됐어요. 저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찾아온 거죠.”
중고신인의 놀라운 내공이었을까. 아니면 배우들 간의 끈끈한 팀워크 때문이었을까. 이용주를 비롯해 김종훈, 김재우, 김호창, 백봉기, 정진욱 등 배우들은 마치 진짜 군인들처럼 사실적인 연기를 펼쳐 예비역들과의 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정말 절실한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에 잘된 거 같아요. 누구하나 몸 사리지 않았어요. 진짜 추운 날 혹한기 훈련 촬영도, 맨발로 태권도를 하는 씬도 불평불만 없이 했어요. 그게 ‘푸른거탑’ 팀의 힘인거죠.”
‘푸른거탑’에 출연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용주가 군면제를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워낙 연예계에 군대에 얽힌 구설이 많아서 밝히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용주는 군면제 절차에서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다. 사회체육학을 전공한 이용주는 오히려 누구보다 해병대 입대를 원하던 평범한 젊은이였다.
“스물한 살쯤이었을까. 해병대에 입대하려고 준비를 하던 와중에 어머니가 갑자기 많이 아프셨어요. 검사결과 심근비대증이라는 걸 알았고 이게 유전병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누나와 함께 검사를 받았는데 저만 그 병으로 판명됐어요. 운동을 좋아했고 무엇보다 정말 해병대에 가고 싶었는데 좌절할 수밖에 없었죠. 요즘에도 갑자기 가슴통증이 올 때가 있어요. 워낙 내색하는 편은 아닌데 작품이 지장이 될까봐 걱정돼요. 조심은 하고 있어요.”
그래서일까. 이용주 '푸른거탑'의 신병의 어리숙한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 이런 이용주의 모습은 군대의 특수한 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여성 시청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오고 있다. 특히 이용주는 '푸른거탑'에 출연하면서 군대에 가지 못한 한(恨)을 푸는 기회가 됐다.
군디컬 드라마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아픔이 만천하에 공개됐지만 이용주에게 ‘푸른거탑’이 고마운 작품임에도 틀림없다. 이용주가 ‘푸른거탑’을 통해 ‘패밀리’라고 부를 수 있는 형, 동생들을 만나게 됐기에 ‘푸른거탑’은 그에게 더욱 특별한 작품이다.
“정말 저희의 우정은 못 말려요. 매주 이틀씩 촬영을 하는데 정이 정말 많이 쌓였어요. 시즌1 끝내고는 같이 MT도 갔어요. 다들 술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새벽 5시까지 술래잡기 하고 퀴즈하고 놀았어요. 제가 다른 사람에게 좀 거리를 두는 스타일이었는데 형, 동생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이 정예멤버라면 예능이든 드라마든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에게는 정말 든든한 지원군이거든요.”
인터뷰 ②에서 계속
사진=김현철 기자 khc21@sbs.co.kr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