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를 연출하기로 결정한 김지운 감독이 가장 두려워했던 부분은 다름 아닌 언어였다. 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자 언어의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고.
김지운 감독은 "같은 언어를 쓰는 것처럼 편하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상대방의 느낌을 놓치지 않으려고 더욱 집중하고 몰입하다 보니 말을 하는 당사자를 입체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고 말했다. 배우뿐만 아니라 제작자와 스태프 한사람 한사람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 작은 디테일까지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애썼다는 것. 김지운 감독 스스로의 노력 덕분에 그의 첫 할리우드 도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할리우드와 충무로의 제작 환경에서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초기 기획, 개발뿐만 아니라 영화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에 거쳐 감독이 깊이 개입하는 감독 중심의 국내 환경과는 달리, 할리우드에서는 감독과 스튜디오 스태프, 제작자 모두의 의견 조율이 필수적인 항목이었다.
한국에서는 감독의 '컷' 소리와 함께 현장에서 그 결과물이 나오는 반면, 할리우드에서는 스태프들은 물론 제작자 모두가 이해하지 않으면 촬영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은 한국에서보다 두 세배 큰 에너지가 소모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여기에 영감이나 직관을 중요시하고 현장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들도 적극 반영하는 한국 촬영 현장과는 달리, 할리우드에서는 구체적인 이미지와 형태를 가지고 사전에 완벽히 협의된 부분들만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차이점 중 하나였다고 한다.
현장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떠올려 반영하곤 했던 김지운 감독은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기 위해 모험을 즐기는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후문이다.
할리우드 액션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을 맡은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는 헬기보다 빠른 튜닝 슈퍼카를 타고 돌진하는 마약왕과 아무도 막지 못한 그를 막아내야 하는 작은 국경마을 보안관 사이에 벌어지는 생애 최악의 혈투를 그린 작품이다. 오는 21일 국내에 개봉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