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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귀국 임박' 안철수…'스탠포드 구상'은 뭘까?

[취재파일] '귀국 임박' 안철수…'스탠포드 구상'은 뭘까?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머지않아 귀국할 것 같다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안 전 후보 본인이 공식적으로 입장표명을 하지는 않았지만 귀국설을 뒷받침할 솔깃할 만한 얘기들이 안 전 후보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우선 안 전 후보가 비자없이 출국했다는 주장입니다. 사실이라면 대선 당일인 지난해 12월 19일 미국으로 출국한 안 전 후보는 미국 현지에서 비자를 갱신하지 않는 한 3월 18일 안에는 귀국을 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두번째로는 암투병 중인 박영숙 안철수 재단 이사장의 병문안을 위해 입국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또 함께 출국했던 아내 김미경 교수가 서울대 새학기 강의 준비를 위해 이 달안에 귀국할 예정이며 안 전 후보도 함께 귀국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단순한 귀국임박설에도 네티즌들이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을 보면 안 전 후보가 지난해 대선판도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실감이 납니다.

안철수 '스탠포드 구상'…제2기 정치행보 밑그림

안 전 후보의 최측근인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최근 미국에서 안 전 후보를 만난 뒤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귀국한다면 고민이 끝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출국 때부터 안 전 후보가 단순한 휴식을 목적으로 떠난다고 본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언론들은 안 전 후보가 지난해 대선과정을 되돌아보고 향후 정치인으로서의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는 이른바 '스탠포드 구상'의 청사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비록 9부 능선에서 대선 출마의 뜻을 접었습니다만 안 전 후보의 행보가 끝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2013년도 안 전 후보의 일거수일투족은 정치권, 특히 야권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 전 후보는 제2기 정치행보를 어떤 방식으로 이끌어 나가게 될까요?

안 전 후보 측은 일단 4월 재보선에는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선거법 위반과 관련한 재판 진행 양상을 토대로 미루어 짐작해 볼때 4월 재보선이 치러질 지역구는 2~3곳에 불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큰 해당 지역에서 잠재적 후보군들은 활발한 물밑작업을 시작한 상탭니다. 안 전 후보 측이 세력화에 나섰다던지 특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지 않다는 점, 또 4월 재보선이 안 전 후보의 귀국 예상 시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미루어봤을 때 4월은 좀 이르다는 내부적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단 숨을 고른 뒤  10월 재보선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추론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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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재보선…'안철수 대세 재점화론' 검증할 모의고사

안 전 후보 측은 안 전 후보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지역인 수도권과 호남지역에서 10월 경에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호남지역은 비교적 탄탄한 안철수 지지세력과 함께 대선 패배 이후 민주통합당에 비판적인 정서가 확장된 곳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지역이 향후 민주통합당과의 야권 주도권 싸움의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유력 출마 후보군으로는 안철수 캠프의 핵심 인사들이었던 본부장급과 실장급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캠프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안 전 후보도 원내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미니 총선인 재보선에 출마할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아마도 어느 지역구냐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안철수 전 후보가 외쳤던 '새정치와 정치혁신의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핵심 인사들을 원내 지원군으로 확보하기위해 지원유세로 세몰이에 나서는 선에서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10월 재보선은 안철수 대세론이 재점화할 수 있을 지 여부를 검증할 모의고사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안 전 후보가 전면에 나서는 본격적인 '안철수 정치'는 언제부터 이뤄질까요? 2014년 지방선거가 적기라는 시각, 또는 새정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드는 2016년 총선을 진두지휘해 차기 유력 대선후보의 존재감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시기와 방식을 놓고도 정치권내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안 전 후보의 귀국시점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년 또는 이후의 얘기는 너무 앞서나간 것 같아 상상력의 나래는 이만 접겠습니다.

안철수, 신당 창당할까?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안 전 후보는 신당 창당의 구상을 여러차례 직간접으로 밝힌 적이 있습니다. 대선 당시에는 창당에 필요한 시간과 여력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당정치, 대의민주주의를 부정한다는 일각의 비판이 제기되던 시점에 나온 얘기였는데요. 안 전 후보가 당선 이후 창당작업에 나설 것이며 야권의 정개개편의 태풍이 될 것이라는 분석 기사들도 지면을 장식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안철수 신당'은 안 전 후보가 귀국하더라도 곧바로 창당작업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안철수 캠프 측 한 인사는 "창당에는 명분과 함께 바람을 탈 수 있는 적절한 시기를 맞추는 것이 필요한데 현 시점은 시기적으로 창당의 실익이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이후 비대위를 구성해 당 혁신 작업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새정치와 정치혁신'을 화두로 던진 안 전 후보는 우선 민주당의 당 개편작업을 먼저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민주통합당이 대선경선을 치르는 동안 '남의 당 축제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된다'며 대선출마 선언을 미뤄왔던 것과 같은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창당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또 다른 근거는 박근혜 정부 출범 초반이 창당하기에는 원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캠프 측 또 다른 인사는 "이명박 정권 후반기에 들어서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팽배해졌고 민주당이 대안세력으로 주목받지 못하면서 '안철수 현상'이 시대정신과 함께 부각됐다며 창당시점은 차기 집권세력으로서 국민들의 기대가 모아지는 집권 중후반기가 적기"라고 분석했습니다. 어설픈 시기에 창당했다 바람을 일으키지 못할 경우 안철수 대망론이 거품처럼 사그러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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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연구소'…'국민운동본부' 등 자발적인 세력화 이뤄질 듯

캠프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안 전 후보는 창당 대신 정책 연구소 설립에 우선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선 당시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이른바 '혁신경제' 모델을 발표하긴 했지만 세부적인 정책에서 기존 정치권과의 차별성이 부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요. 출마 선언이 늦어진데다 마땅한 정책 브레인이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차별화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반성섞인 목소리가 캠프 내부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우선 안 전 후보 측은 장하성, 윤영관 교수 등 정책 자문그룹이 중심이 돼 '아카데미' 개념의 정책 연구소를 설립할 것이라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안철수만의 실효적이고 차별화 된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연구소, 안철수 정치의 '두뇌'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세력화를 위한 물밑작업도 가시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단일화 국면에서 문재인 전 후보와 지지율이 좁혀졌던 가장 큰 이유로 안철수 세력의 부재가 꼽히고 있습니다. '시대정신이 조직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격한 표현들이 안 전 후보 사퇴 당시 캠프 내부에서 나왔던 얘기들이었습니다. 사실 이 때문에 안 전 후보의 신당 창당 구상이 주목을 받았던 것인데요. 창당이 늦어지는 대신 장기적으로 조직을 다져나갈 수 있는 또 다른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우선 하승창 대외협력실장이 공 들였던 지역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포럼들이 조직화의 뼈대로 손 꼽히고 있습니다. 이들이 국민운동본부의 개념으로 기존 정치권의 정치혁신을 요구하며 자발적인 시민운동세력으로 안철수 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밖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안철수 팬클럽도 중요한 자산입니다.
오프라인 보다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창당 전까지 지지층의 저변을 넓히지 않겠느냐는 게 캠프 내 시각입니다.

어찌됐던 새정부 출범 이후 야권의 최대 이슈는 안철수의 귀국이 될 것이 자명합니다. 야권에 메가톤급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민주통합당, 특히 친노 세력들과 안철수와의 역학관계를 분석하고 향후 이들의 관계 재설정을 조망하는 분석 기사들도 지면을 상당수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야당 기자들에게 안철수라는 인물은 더 없이 매력적인 '이슈메이커'입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행보를 하기까지 이번 안철수의 제2 정치행보도 지난해 출마전 당시와 마찬가지로 기자들을 목마르게 할 것 같습니다. 안철수 정치 2막의 그랜드 오프닝을 취재파일로 정리해놓긴 했지만 귀국 직후 부터 본격화 될 치열한 기사싸움을 생각하면 웃어야할 지 울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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