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3,920명에게 물었습니다. 올해 세뱃돈을 얼마를 생각하고 있느냐고 말이죠. 초등학생 세뱃돈은 만 원 이하가 59%였습니다. 5천원에서 만원이 40%, 천원에서 5천원이 12%, 천원 이하, 그러니까 안주겠다가 7%였습니다.
중고등학생은 3만 원 이하가 72%였습니다. 1만-3만원이 45%로 가장 많았고 5천-만원이 14%, 5천원 이하가 13%였습니다. 아이들 입장에선 좀 더 받았으면 싶겠지만, 현재 사정이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11년 전인 2002년, 현대경제연구소가 기혼자들에게 올해 설 예산이 얼마냐고 물었었습니다. 그때 나온 대답이 38만 6천원이었는데요. 이 돈으로 고향 찾아가고, 부모님 용돈 드리고 선물 사고, 음식 장만도 해야 하고, 그리고 세뱃돈을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취업포털 사람인이라는 곳에서 같은 질문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돈이 43만 5천원, 그러니까 한 5만원 정도 오른 셈입니다. 그 사이 물가는 많이 올랐지만, 사람들 주머니 사정이 그걸 쫓아가지 못한 겁니다. 다시 11번가 설문조사로 돌아와 보면, 부모님께 드릴 설 용돈도 사정이 안 돼서 못 드릴 것 같다는 사람이 18%나 됐습니다. 부모님 드릴 돈이 없는데요, 아이들 세뱃돈은 사실 더 밀릴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응답자의 28%는 작년보다 세뱃돈을 줄여야겠다, 또 아예 주지 않겠다는 사람도 21%나 됐습니다. 올려주겠다는 사람은 단 7%였습니다. 아이들은 평소엔 잘 몰랐던 경제 상황을 설날 세뱃돈 봉투 두께에서 체감하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뉴스에서 전해드렸던 것이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100조 달러 지폐였습니다. 2007,8년에 나왔던 돈인데, 하도 인플레가 심해서 찍다찍다 보니 100조 달러까지 간 것이었습니다. 당시에 이 100조 달러로 살 수 있는 물건이 달걀 3개였다는 군요. 우리 돈으로 치면 그러니까 원래 가치는 5,6백원 정도 되겠죠. 이게 지금 국내에선 4천원 정도에, 선물 봉투에 끼워져서 팔리고 있습니다. 명절 선물로 덕담하면서 건네라는 것이죠. 사실 제 짐작인데, 중고등학생 용이라기보단 사회 초년생, 2,30대에게 어르신들이 건네려고 하시는 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엔 취직 했어도 결혼 안 했으면 아직 어른 아니라고 세뱃돈을 건네는 집이 많았지만, 지금은 부담스러우니까 이 돈 주면서 “돈 많이 벌어라”라고 덕담하실 수 있는 것이죠. 어찌 됐든 팍팍해진 세뱃돈 인심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든 명절엔 명절 분위기 내주는게 좋죠. 어느 누가 아들딸, 조카들에게 “옛다 세뱃돈”하고 선심쓰고 싶지 않겠습니까. 내년엔 다들 좀 사정이 좋아져서 인심도 팍팍 쓰고, 아이들 부모님 다 얼굴 활짝 피는 그런 명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당장 올 가을 추석부터 그렇게 되면 더 좋겠고요.
P.S) 방송 보신 분들이 저에게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은, 짐바브웨 100조 달러 지폐는 어디서 사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인터넷 쇼핑몰이나 다 팔고 있으니까요. 검색해 보시면 금세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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