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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그 돈이 어떤 돈인데…中 매정한 세태

[취재파일] 그 돈이 어떤 돈인데…中 매정한 세태
중국에서 가난한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 청년이 아버지가 1년 동안 모은 돈을 갖고 가다가 실수로 도로에 떨어뜨렸습니다.지나가던 행인과 차량 운전자들이 많았는데 길거리에 떨어진 돈 다발을 놓고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요?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세태'가 고스란히 폐쇄회로 화면에 담겼습니다.

사건은 지난 2월 3일 상하이에서 일어났습니다.

상하이에서 일하는 농민공 청년 친샤오량은 점심때쯤 오토바이를 타고 집을 나섰습니다. 아버지가 1년간 벌어온 돈 17,600위안 (우리 돈으로 대략 3백 10만원 가량)을 집 근처 은행에 입금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돈 뭉치는 A4 용지로 감싼 뒤 바지 뒷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던 돈다발이 갑자기 도로에 떨어졌습니다.

놀란 청년은 재빨리 오토바이를 그 자리에 세우고 흩어진 돈을 줍기 시작했습니다. 하필 바람이 불면서 돈이 흩날리기 시작했고 청년의 마음은 더욱 다급해졌습니다. 청년이 정신없이 도로에 떨어진 돈을 줍고 있을 때 생각지도 못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지나가던 행인들과 차량에서 내린 운전자들이 청년의 돈을 줍기 시작한 겁니다. 그런데 주운 돈을 청년에게 주지 않고,  그대로 들고 총총히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청년을 도와주려던 게 아니라 흘린 돈을 주워 가려고,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차를 세웠던 겁니다.

청년은 "줍지 마세요 ! 1년치 봉급입니다. 그 돈으로 설을 쇠야합니다." 라고 외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불과 1분도 안돼 17,600위안의 대부분인 13,900위안을 행인과 운전자들이 집어든 뒤 사라졌습니다.
청년이 주운 돈은 3천 위안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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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7백위안을 주워서 건네준 한 사람이 있었는데 거리 청소를 하던 미화원이었습니다. 청년은 "정말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 돈이 어떤 돈인데...한 순간에 사라졌으니까요. " 라고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정말 앞이 캄캄했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고생 고생하며 1년간 모아둔  돈을 그렇게 허망하게 날렸으니 아버지에게 또 가족들에게 얼마나 죄송하고 미안했을까요.  중국 언론들은 이 딱한 청년의 사연을 전하면서
곤경에 처한 이웃을 상대로 자기 이득이나 취하는 매정한 세태와 실종된 시민의식을 개탄했습니다.

청년의 사연이 보도되자 중국 경찰은 청년의 돈을 가져간 사람들에게 자진해서 돌려줄 것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가 돌아왔다는 소식도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또 중국 인터넷 상에서는 이 청년을 돕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이 중국 청년의 사연을 국내에 전하면서 만약 한국에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그저 남의 나라 이야기일까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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