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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냉장고 세균 '득실'…변기의 10배

최고 만 배나 많은 세균 검출

[취재파일] 냉장고 세균 '득실'…변기의 10배
사람들은 하루에 몇 번이나 냉장고 문을 열까요? 업계 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 기준으로 하루 평균 40회입니다. 한 명이 하루 10번 이상은 냉장고 문을 여는거죠. 그렇다면 냉장고 관리에는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취재를 위해 찾아가본 가정집의 냉장고는 생각보다 훨씬 더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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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는 얼마나 더러울까. 취재를 위해 가정집을 찾아가봐야하는데, 이게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습니다. '어떻게 냉장고를 보여주냐'부터 '냉장고를 보여주면 주부에겐 모든 치부를 드러내는거다'까지. 친구를 통해 겨우 섭외한 집에서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왜 이렇게 꺼렸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빼곡히 채워져 있는 반찬통부터 집 주인조차 뭐가 들었는지 모르는 검은 봉지들로 냉장고는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하나하나 꺼내보니 빈 냉장고엔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를 기름떼와 얼룩들이 가득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냉장고는 주방 싱크대나 심지어 변기보다도 10배 이상 더러웠습니다. 청소업체에서 사용하는 휴대용 검사기를 통해 확인해보니 냉장고는 3만3천 RLU가 나왔습니다. 여기서 RLU는 오염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보통 빈 그릇의 경우 100RLU 정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비교를 위해 주방 싱크대와 변기를 함께 확인해보니 각각 3천, 천3백 RLU가 나왔습니다. 냉장고가 변기보다도 17배나 더 더럽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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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정집만 보고 단정하긴 어렵겠죠. 그래서 연구기관의 도움을 받아서 가정집 열 가구의 냉장고 채소칸과 변기에서 각각 세균을 채취해 배양해봤습니다. 채소칸에서 세균을 채취한 이유는 다른 반찬들은 모두 용기에 담아 보관하지만, 채소는 날것 그대로 보관하기 때문이죠. 그만큼 음식을 만들거나 할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거죠.

연구 결과 역시 충격적이었습니다. 냉장고 청결 상태에 따라 조금씩 결과가 달랐지만, 평균적으로 냉장고 채소칸에는 변기보다 10배나 많은 세균이 살고 있었습니다. 특히 냉장고 관리가 잘 안된 집의 경우엔 변기보다 최고 만 배나 많은 세균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검출된 세균 가운데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포도상구균이나 바실러스 균등 기회감염균도 확인됐습니다. 이 기회감염균은 보통 성인들의 경우엔 특별히 문제가 되지 않지만, 면역력이 약해진 성인이나 노인, 유아들에겐 병을 생기게도 할 수 있는 세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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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반찬들을 모두 꺼내서 청소하는게 영 부담스럽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일단 음식물을 60~70%만 채우는 습관부터 기르셔야겠습니다. 전기세도 아낄 수 있고 주부들이 음식물을 관리하는데도 편리하니까요. 두 달에 한번쯤은 꼭 청소를 하고, 냉동실은 영하 15도, 냉장실은 5도 이하로 유지해야 세균들이 무차별적으로 번식하는걸 막을 수 있습니다.

최근 겨울철 노로바이러스로 인한 식중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일반 세균과는 달리 낮은 기온에서 발하게 성장하고 적은 양으로도 발병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오염된 채소나 과일을 세척이나 가열조리하지 않고 섭취할 경우 쉽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겨울철인데 갑자기 왠 냉장고 관리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냉장고 관리는 여름이나 겨울, 계절에 관계없이 우리 가족의 건강한 삶을 위해 꼭 선행돼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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