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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오페라의 유령'이 25년 동안 사랑받는 이유

[취재파일] '오페라의 유령'이 25년 동안 사랑받는 이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내한 공연이 지난해 말부터 3월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표값도 만만치 않고, 2시간 반동안 계속되니 지루하겠다 싶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 공연이 벌써 25년이나 됐다고 합니다. 공연 하나가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다니, 사실 사람도 25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기 힘든데 말입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는 관객을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장면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도 잘 표현됐지만, 이 액자식 구성의 이야기는 오페라 극장의 오래된 '샹들리에'가 무대 위로 마치 날아가듯이 올라가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극장의 관객 대부분이 이 샹들리에가 올라가는 그 순간을 기다릴 정도로, 유명한 장면입니다. 정교하고 웅장한 샹들리에 씬은 이 공연이 다른 뮤지컬과는 스케일이 다르다는 걸 자랑하는 듯 초반부터 관객들을 압도합니다.

오페라 무대의 무용수였던 '크리스틴'이 프리마돈나로 바뀌는 장면도 인상적입니다. 크리스틴이 오페라 '한니발'의 아리아를 부르면서 무대의 주인공으로 탈바꿈하는 장면.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한 배우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따로 촬영한 뒤 이어서 편집하지만, 이 뮤지컬에선 무대에서 크리스틴의 옷을 갈아입히고 무대 배경을 바꾼 뒤, 오로지 그녀의 노래 연기에 의지해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표현합니다. 손발이 척척맞는 배우들의 호흡도, 완벽한 무대 변화와 주인공의 연기가 마치 편집된 영상을 보는 것처럼 자연스러웠습니다.

'크리스틴'이 '팬텀'을 만나 작은 배를 타고 지하 통로를 지나는 장면, 무대 바닥엔 안개가 깔려 있고 무려 280여개의 촛불이 켜진 가운데 서로가 노래에 빠져드는 장면은 명불허전입니다. 이런 무대를 통해 지하에 사는 천재 음악가이자 괴물인 팬텀이 매력을 발산하는 거의 유일한(?) 장면, 두 주인공의 목소리가 한 데 어우러져 하모니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객들의 눈과 귀가 즐거운 장면은 더 있습니다만 다 아실거라 생각하고 이쯤 정리하겠습니다. 여기에 스토리 있는 공연을 좋아하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단순한 로맨스나 코미디보다 눈길이 가는 공연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오페라의 유령'은 2001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이후 이번이 4번째 공연입니다. 특히 2005년 내한공연 당시 인기를 끌었던 팬텀역의 배우 '브래드 리틀'이 올해도 매일같이 무대에 서면서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렇게 25주년을 맞은 이 뮤지컬은 한국 관객만 1백만명이나 끌어모을 정도로 인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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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하자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브로드웨이 공연이 25년 된 겁니다. 이 뮤지컬은 1986년 영국에서 처음으로 공연이 됐는데, 이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제작돼 그 때부터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란 타이틀을 달고 공연을 해왔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내한공연을 하는 팀도 이 브로드웨이 출신 배우들입니다. 이 오리지털 공연팀이 25주년을 맞아 한국에서 공연을 한다니 관객 입장에선 꽤 의미있는 순간입니다. 마침 1월 26일이 25주년 기념일이었는데, 한국 관객 1백만 명 돌파라는 겹경사를 맞은 이날, 공연이 끝난 이후 무대 인사에서 브래드 리틀가 한국어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3단 케익을 자르며 관객들과 축하 세레머니를 했습니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도 특별한 무대가 펼쳐졌다고 하니 관객들에게는 또하나의 선물이 됐을 겁니다.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인 오페라의 유령은 2년 전인 2011년에 25주년을 맞았는데요, 작곡가 '앤드류 로이웨버'와 연출가 '카메론 매킨토시', 그리고 초대 팬텀인 '마이클 크로포드', 크리스틴 역을 했던 '사라 브라이트만' 등 뮤지컬의 역사가 담긴 무대 인사를 선보였습니다. 세계적인 스타들의 공연이 펼쳐졌고 관객들의 환호는 끝을 모르고 계속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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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두고 '신이 내린 작품'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거의 한 세대가 이 공연을 보고 공감할 수 있다니, 문화의 아이콘이라 할 만합니다. 25주년, 하지만 중요한건 이 숫자가 아니란걸 알게 됐습니다. 30주년, 40주년이면 더 좋은, 볼만한 세레머니가 관객들을 기쁘게 할 테니까요. 관객들의 환호 속에 더 즐거워 보였던건 이 뮤지컬과 함께했던 모든 스탭들과 배우, 제작자들이었습니다.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네스북에 오른 공연, 최고 흥행 기록....수많은 기록들을 넘어 공연에 참여한 모두가 행복해 하는 모습 자체가 새로운 기록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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