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꼴찌도 괜찮다”던 학교, 정작 스페셜에선 ‘꼴찌 차별’ 있었다

“꼴찌도 괜찮다”던 학교, 정작 스페셜에선 ‘꼴찌 차별’ 있었다
'학교 2013'이 줬던 울림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KBS 2TV ‘학교 2013’ 스페셜 방송인 ‘학교에 가자’가 드라마의 주제의식과는 이율배반적인 방송내용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29일 방송된 ‘학교에 가자’는 드라마에서 이례적으로 마지막 회를 스페셜로 꾸몄다. “드라마의 기획의도와 방송의 볼거리를 모두 담기 위해”라는 의도와는 달리 주연 배우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진 채 조연배우들은 철저히 소외됐다.

‘학교 2013’은 1등과 꼴찌를 하는 학생 모두 각자의 고민이 있으며, 결국 중요한 건 대학진학을 위한 경쟁이 아닌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끝까지 함께 하는 우정이라는 걸 보여줬다.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서로를 이해하고자 했던 ‘학교 2013’은 “매회 눈물이 흘렀다.”는 다수의 시청자들을 배출할 정도로 진한 감동을 전해줬다.

그러나 뚜껑을 연 ‘학교에 가자’는 그런 주제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촬영장 뒷얘기와 출연자들의 영상편지 등은 기존 평범한 스페셜과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어려웠다.

문제는 MC들의 질문과 방송분량은 이종석, 김우빈 등에 맞춰졌다는 점. 그나마 박세영, 효영 등 주요 출연자들만 발언 기회를 얻었을 뿐이며 일부 여성 출연자들은 열정적인 축하댄스를 추기도 했다. 스튜디오에는 극중 승리고등학교 2학년 2반 학생들이 모두 출연한 상태이지만 대다수는 들러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또 이종석과 김우빈의 촬영장 하루일과, 생활기록부 공개, 학창시절 선생님 초대까지 이뤄진 방송 내용은 ‘학교 2013’의 스페셜이 아닌 특정 배우들의 토크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학교 2013’의 첫 회에는 이종석이 밥이 다 되길 기다리다 못해 학교에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제작진은 텅 빈 방에 전기밥솥이 외롭게 ‘땡’ 소리가 나는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고남순이라는 인물이 어떤 내적 외로움을 가졌는지를 보여줄 만큼 세심한 연출을 해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스페셜에선 연출진의 고민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꼴찌도 괜찮다”고 다독였던 ‘학교 2013’과는 이율 배반적으로 스페셜 방송은 스타만 살아남는 비정한 연예계의 단면을 드러냄으로서 학교 밖 현실에는 1등과 꼴찌의 차별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씁쓸한 현실만 곱씹게 했을 뿐이었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경윤 기자)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