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채 발견된 세 자매…처참했던 흔적

<앵커>

경기도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영양실조 상태의 10대 세 자매가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방구석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전기밥솥.

추운 겨울에도 도시가스 계량기 수치는 옆집의 10분의 1도 안 됩니다.

이 반지하 방에서 영양실조로 잔뜩 굶주린 10대 세 자매가 발견된 건 지난 21일.

이 다세대주택에만 모두 18가구가 생활하고 있지만, 지난 2년간 이 지하 1층에 세 자매가 사실상 버려져 있다는 걸 아는 주민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이웃 주민 : 사람 사는지도 몰랐어요. 저희가 이사 온 지 한 달 정도, 한 달 조금 넘었거든요? 근데 엄청 조용 했어요.]

세 자매를 처음 발견한 건 근처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교회 목사 부부.

동생들이 계속 굶주리자 일자리를 찾아 나선 19살 첫째를 본 순간 정상이 아니란 걸 느끼고 집까지 따라갔다가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겁니다.

발견 당시 18살 둘째는 잦은 발작과 뼈에 심각한 염증이 있었고, 15살 막내는 대퇴부 골절로 제대로 거동조차 못해 8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동보호센터 관계자 : 곰팡이가 피어 있고 아이 상황을 확인하고 병원에 옮기고 난 다음에 저희 쪽에 연락이 돼서….]

지방에서 일하는 아버지는 내연녀에게 매달 80만 원을 송금하고 아이들을 돌보게 했지만, 내연녀는 2년 넘게 자매의 집 한 번 안 들르고 월세와 생활비 15만 원만 송금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첫째 딸이 중학교를 중퇴한 둘째와 초등학교만 졸업한 막내를 돌보며 집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아버지와 내연녀를 불러 세 자매 방치 여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박영일, 영상편집 : 정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