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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 폐지 줍는 노인들…교통사고 무방비

<앵커>

폐지를 줍던 노인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폐지수거로 생계를 잇는 어르신들이 사고 위험에 너무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겁니다.

박원경 기자입니다.



<기자>

속도를 내며 달리던 차가 급히 방향을 꺾고, 역주행하는 손수레를 발견하고는 급하게 핸들을 돌립니다.

갑자기 차도로 들어와 버스와 부딪칠 뻔한 아찔한 상황도 벌어집니다.

모두 폐지를 실은 손수레를 끌고 차도로 다니는 노인들입니다.

[이명재/운전자 : 운전하는 사람으로서 굉장히 위험하다고 느꼈죠. 폐지 줍는 데 정신이 없으니까 차 지나가고 그러는 것에 신경을 안 쓰죠.]

보행 도중 교통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노인은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만 9천 500여 명.

상당수는 폐지 수거 노인들입니다.

[폐지 수거 노인 : (차도로 다니면 위험하지는 않으세요?) 위험하기는 뭘, 매일 아침마다 나가는데요. 인도로는 안 가요. 골짜기(인도)로 가면 펑크가 나요. 한 쪽으로 쏠리니까.]

밤에는 사고 위험이 더 큽니다.

보호 장구조차 없어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지난달 10일 새벽, 손수레를 끌고 무단횡단하던 80대 노인이 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박천옥/인천 부평경찰서 교통사고조사계 경사 : 퇴근시간대라 어두운 상태였고 피해자가 손수레를 끌고가는 것을 전혀 못 봤다고 진술했습니다.]

노인들이 폐지 수거로 버는 돈은 하루 1만 원 남짓.

생계형이다 보니 단속도 쉽지 않습니다.

[허준수/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빈곤하기 때문에 겨울에 폐지수거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으로 발전시켜서 어르신들이 좀 안전하게 ….]

일부 지자체가 폐지 수거 노인에게 교통수칙을 교육하고, 반사용 조끼를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노인 빈곤층이 늘어 폐지 수거 노인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소한의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정상보, 영상편집 : 김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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