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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구멍 '숭숭'…위험천만 포트홀

이용식 기자 yslee@sbs.co.kr

작성 2013.01.29 10:50 수정 2013.01.29 14:3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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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출근길이었습니다. 대전 유성 집에서 SBS 세종취재본부 까지는 5km가량 됩니다. 카이스트를 거쳐 갑천 변을 따라 편도2차로를 달리는 코스입니다. 늘 가던 길이라 여느때 처럼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아무 생각 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었죠. 일이 벌어진 것을 느낀 것은 덜커덩 소리와 함께 차체가 심하게 흔들릴 때였습니다. 순간 반사적으로 상체를 구부렸고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갔습니다.

도로 구멍, 즉 포트 홀에 바퀴가 빠진 것입니다. 불과 1초 정도 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몸과 머리로 느낀 충격은 꽤 컸습니다. 운 좋게 바퀴는 터지지 않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도로에 집중하다보니 크고 작은 포트 홀이 곳곳에서 눈에 들어왔습니다.  

포트 홀은 도로에 마구 뿌린 염화칼슘에 눈과 얼음이 녹으면서 아스콘 틈새로 물기가 스며들어 아스콘에 균열이 생기고 차량들이 밟고 지나가며 결국 도로에 구멍이 생기게 되는 것을 가리킵니다. 추위에 언 땅이 녹을 때인 해빙기에 주로 많이 발생합니다.

그런데 입춘도 지나지 않은 요즘 대전 시내 에서만 2천5백개의 포트 홀이 발견됐습니다. 이유인즉 절기상 대한 때인 지난20일 일시적으로 기온이 크게 올라 최고 30mm의 겨울비까지 내리자 도로에 있던 염화칼슘 가루가 아스콘 틈으로 스며들어 포트 홀 발생을 부추긴 것입니다. 12월초부터 시작된 혹한과 폭설로 인해 올겨울 발생한 포트홀은 지난해 보다 세 배 가량 급증했습니다.

자치단체의 도로관리 부서는 포트 홀을 메우느라 초 비상입니다. 대전시만 해도 하루32명의 인력이 종일 포트 홀 보수작업에 투입되고 있지만 워낙 파손된 도로가 많아 역부족이라고 합니다. 아스콘 물량도 달려 제설용 모래주머니를 임시방편으로 쓰기도합니다. 포트 홀이 많이 발생하는 곳은 차량 통행이 많은 노후 된 도로나 교량 위였습니다. 포장한지 오래된 도로는 아스콘이 깨진 곳이 많아 그만큼 취약하고 교량의 경우 땅보다 쉽게 얼어붙어 일반도로보다 염화칼슘을 더 많이 뿌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미지카센터나 타이어 대리점은 손님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포트 홀에 찢겨진 타이어를 교환하거나 부서진 범퍼를 교체하려는 운전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트 홀 피해규모를 좀 더 정확하게 추산해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고등검찰청에설치된 국가배상신청창구입니다. 대전 고검에는 요즘 포트홀로 피해를 입었다면서 국가배상신청절차를 묻는 전화가 하루 평균30여건 씩 빗발치고 있습니다. 증빙 서류를 갖춰 접수를 마친 경우도 20건이나 됩니다.

포트 홀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국가배상법에 의해 국가나 자치단체의 관리상 잘못이 입증되면 적절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각 고등검찰청에는 지구배상심의위원회가 구성돼 위원장 포함 각계 전문가5명이 분기별1회 위원회를 열어 심의를 하게 되고 민원인이 심의결과를 동의 할 경우 국가나 자치단체를 통해 적절한 금액을 지급 받게 됩니다. 심의결과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무부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고, 최종적으로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피해구제절차는 사후적인 조치에 불과한 것입니다. 차량 바퀴가 터지고 차체가 찌그러지고 심지어 다른 차량과 충돌해 큰 피해를 입은 다음 물적 배상을 받아봐야 정신적인 트라우마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피해를 최소화할 사전 예방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언 도로를 녹이기 쉽다는 편리성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살포하는 염화칼슘을 대체할 방법은 없는지? 또 노후 된 도로나 교량의 예찰, 과적차량의 단속 등이 우선 머리에 떠오릅니다. 기본적인 일상의 일들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포트 홀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언제까지 폭설, 한파 탓을 할 건가? 솔루션은 도로관리 시스템에서 찾아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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