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65년 전 제주 4·3 사건을 다룬 영화 '지슬'이 세계 최고 권위의 독립영화제, 선댄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영화 제목 '지슬'은 제주 방언으로 감자를 말합니다.
류 란 기자입니다.
<기자>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1분 만에 결정된 영화입니다. 오 멸 감독의 지슬!]
영화 '지슬'은 "강렬한 흑백영상으로 전쟁의 불합리성을 그린 점"을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참신한 저예산 독립영화들을 발굴하는 것으로 유명한 선댄스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본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화의 배경은 1948년 제주 4·3사건.
미군정의 소개령이 내려지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때론 비감하게, 때론 재치있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소개령?) 바다 밖 5km 밖에 있으면 다 폭도로 간주하고 죽이겠다는 겁니다.]
[(그나저나 돼지 밥 줘야 되는데….) 하루 이틀 안 준다고 굶어 죽습니까, 내일·모레 나갈 것 아닙니까.]
[윤성은/영화평론가 : 미국이랑 얽혀 있는 정치적인 문제를 다룬 영화이기 때문에 굉장히 미국에서도 충격적이었을 것 같아요.]
제작비 총 2억 5천만 원.
제주 출신 감독이 지역에서 함께 활동하는 문화예술인들과 힘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오멸/'지슬' 감독 : 묻혀버린 역사거든요, 이게. 전쟁에서 오는 통증같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언어든 문화든 모든 관습을 넘어서는 아픔이….]
지난해 김기덕 감독의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에 이어 독립영화제 최고상 수상까지,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 속에 한국 영화가 거둔 또 하나의 쾌거입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 영상편집 : 염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