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애플 실적발표 기사가 특히 그랬습니다. 애플에 좋지 않은 기사니까요. 애플은 지금도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회사 중에 하납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31.6%, 그러니까 백 만원 짜리 제품을 팔면 무려 31만 6천원이 남는 우량기업입니다. 삼성전자가 15.8% 수준이니까 거의 두 배 수준이죠. 작년 영업이익도 그래서 60조원이나 남겼습니다. 어마어마한 실적이죠.
하지만 문제는 그 놀라웠던 성장세가 꺾였다는 점입니다. 현재 주가에는 지금의 실적 외에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함께 녹아 있습니다. 애플은 그동안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까지 혁신을 무기로 시장을 만들어 온 ‘개척자’였고, 그 역량을 인정받아 주가도 7백 달러까지 치솟았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실적 발표에선 지난 분기는 그렇다고 쳐도, 다음 분기 실적마저 시장 전망보다도 낮을 것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빈 자리가 너무 크다는 사실이 확 드러났고, 그래서 실망감에 주가도 450달러 선 이하로 크게 떨어졌습니다. 저 화면은 그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가장 큰 경쟁자였던 삼성전자는 즐거울까요? 일단은 그래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습니다. 휴대전화를 무려 4억대, 스마트폰은 2억대나 만들어 팔았습니다. 모두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입니다. 이익은 29조원이 났고, 그 중 2조원이 넘는 돈을 성과급으로 직원들에게 나눠줬습니다. 휴대폰 쪽 직원들은 연봉의 50%를 성과급으로 받아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럴 수 있을까, 전망은 엇갈립니다. 이런 분석이 재미있더군요. 작년 삼성전자 수익의 3분의 2는 휴대전화 부분에서 나왔습니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스마트폰에 대한 의존이 굉장히 크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미 미국 휴대전화 시장에서 스마트폰 비중이 50%를 넘어섰을 정도로 이 시장도 포화상태가 되고 있습니다. 갤럭시S4, 노트3를 만들어도 지금 수준 정도 파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렇게 팔아도 역시 이번 애플처럼 “정체됐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겁니다.
그런 지적을 피하려면 단순한 스마트폰을 넘어서는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때 필요한 것이 ‘혁신’입니다. 1등 회사라면 당연히 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팟에서 아이폰을 만들고, 다시 아이패드와 애플TV까지 나아갔던 스티브 잡스의 역할, 그 역할을 과연 삼성이 할 수 있느냐, 삼성에겐 어떻게 보면 애플을 넘어서는 순간 발생하는 딜레마입니다. 이 역할을 못한다면 ‘세계 1등’이란 구호는 허망해지는 것이죠.
애플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혀요. 갖고 있는 현금만 100조원이 넘습니다. 잡스는 없지만 그 개발진은 여전합니다. 저 위에 사진처럼 아이폰10, 아이폰20가 길이만 길어질 리도 만무합니다. 애플은 새롭게 도전할 것이고, 그래서 삼성이 가야할 길도 아직 멉니다.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혁신해야겠죠. 제가 그 인터넷 글처럼 ‘미래를 보고 온’ 기자는 아니지만, 두 회사는 앞으로도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새로운 시장과 비전을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래야 우리의 삶도 더 나아질테니 말이죠.
P.S) LG, 팬택도 힘 좀 내서, 다음에 관련 글을 쓸 때 같이 포함시켜서 쓸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엔 뺄 수 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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