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가 2개월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 드라마는 흥미로운 소재와 배우들의 매력이 어우러져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두 주인공 박시후의 매력과 문근영의 성장이 돋보인 작품이었다.
'청담동 앨리스'는 천편일률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의 종언을 고하며 야심차게 출발했다. 실제로 드라마 초반 문근영이 연기한 한세경은 기존의 캔디형 캐릭터와는 확실히 달랐다. 왕자님의 손길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독한 야먕녀'였다.
이러한 세경의 캐릭터는 20대 싱글 여성들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실력과 열정이 있다고 해도 백그라운드 없이는 취업조차 쉽지 않은 현실 그리고 남성에 대한 환타지 등은 현실 속 고민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근영은 '현실형 캔디' 세경을 연기하며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여줬다. 데뷔 후 10년 이상 '국민 여동생'이라는 타이틀 안에 갇혀 있던 문근영은 어느덧 27살이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시청자들은 문근영에게서 소녀의 이미지를 발견하곤 했다. 문근영은 '청담동 앨리스'에 출연하면서 이같은 고민은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여성의 현실적인 고민을 실감나는 연기로 표현한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본격 로맨스 연기도 펼쳤다. 물론 방송 중,후반 뜻밖의 외모 논란으로 속앓이를 하기는 했지만, 이것은 작은 성장통에 불과했다.
'청담동 앨리스'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데는 박시후의 활약도 큰 힘을 발휘했다. 박시후는 '청담동 앨리스'를 통해 도회적인 젠틀남 이미지 외에 귀여운 매력을 가진 재벌남 캐릭터를 선보였다.
박시후는 차승조를 연기하면서 여심을 설레게 할 재밌는 표정연기와 행동을 서슴없이 보여주었다. 상대역인 문근영보다 9살이나 연상이지만, 특유의 동안 이미지와 애교 넘치는 연기는 나이차를 무색하게 했다.
'청담동 앨리스'는 마지막회에서 해피엔딩을 선택했다. 승조와 세경은 다시 만나 그들이 못다 나눈 사랑을 이어갔다. 어떤 이들이 보기엔 진부한 해피엔딩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청담동 앨리스'가 방송 내내 던졌던 질문인 각자 방식대로의 성공과 진정한 행복에 대한 대답은 시청자의 몫으로 남겨졌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해본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