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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내부거래' 얼마나 심하길래…공정위 강공

`부당 내부거래' 얼마나 심하길래…공정위 강공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 행태에 `검찰 고발'이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온 것은 그 행태가 도를 지나쳤다는 판단 때문이다.

공정위의 위상 회복을 위해 엄정한 `공정거래법 집행기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 총수 지시에 그룹 계열사 노골적 지원 재벌그룹 경영권 승계에 핵심적인 계열사들을 살펴보면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총수일가 지분이 48.5%인 SKC&C의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1년 65.1%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중은 45.2%지만 이후 더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비스의 총수일가 지분율은 43.4%다.

총수일가가 주식의 46%를 소유한 삼성에버랜드의 내부거래 비중은 44.5%다.

총수일가가 대주주인 한진그룹의 싸이버로지텍은 내부거래 비중이 무려 88%에 달한다.

이들은 정상적인 경쟁입찰 절차를 밟지 않는다.

수의계약으로 손쉽게 계약을 따낸다.

일감 몰아주기 비판이 많은 분야인 대기업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의 내부거래 때 수의계약 비중은 무려 95.3%에 달한다.

물류 계열사는 더 높아 99.5%로 거의 100%에 육박한다.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은 입찰 참여 기회 자체를 아예 박탈당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드러나지 않았던 `손톱 밑의 가시'라고 할 수 있다.

별다른 역할이 없는 계열회사를 거래 중간에 끼워넣어 일종의 `통행세'를 챙기는 행태도 심각하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서비스 업체인 롯데피에스넷은 2008년 ATM 1천500대를 사들일 때 ATM 제조ㆍ유통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롯데기공을 통해 ATM을 사들였다.

재무상황이 좋지 않은 롯데기공을 ATM 구매거래 중간에 끼워넣으라는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실제로 롯데기공은 2008년 88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2009년부터 흑자로 전환되는 등 ATM 거래에 끼어든 후 재무구조가 현저히 개선됐다.

총수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에 노골적인 특혜를 주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신세계, 이마트 등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딸 정유경씨가 40% 지분을 보유했던 신세계SVN의 빵집이나 피자점이 입점할 때 파격적인 판매수수료 혜택을 줬다.

지원 과정에 정용진 그룹 부회장이 직접 개입한 정황은 내부문건, 회의록 등에서 드러났다.

SK그룹 7개 계열사가 SK C&C에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서비스료 등으로 1조7천714억원을 지급하면서 업계 관행보다 훨씬 많은 돈을 낸 것도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런 행태가 적발돼도 총수 일가나 계열사 임원 등은 검찰에 고발돼 법의 심판을 받지 않았다.

과징금을 부과받는 것으로 끝나다 보니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는 더욱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총수일가 사익 편취 근절이 올해의 최우선 목표인 만큼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는 검찰 고발 등으로 제재 수위를 한층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 "공정위 위상 회복해야" 자성론도 배경 공정위의 `강경 모드'에는 최근의 사태 흐름에 대한 공정위 내부의 위기의식이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밀고 나간 정책 중 하나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였다.

공정위가 그동안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 등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에 머물렀다며, 공정위만 공정거래법 관련 검찰 고발을 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인수위 안팎에서 거셌다.

예상 밖으로 거센 비판 여론에 공정위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전속고발권을 중소기업청, 감사원 등으로 분산하는 안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검찰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검찰은 공정위가 검찰 고발도 하지 않았던 신세계그룹의 신세계SVN 빵집 특혜 사건을 압수수색까지 동원해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다.

마치 경제개혁연대의 고발을 기다린 듯한 모습이다.

만약 신세계 수사에서와 같은 `공정위 미고발→시민단체 고발→검찰 수사'라는 패턴이 이어진다면 공정위의 위상은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공정위의 위상 정립을 위해서라도 일감 몰아주기 등 대기업의 부당 내부거래는 관련법에 따라 엄정하게 제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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