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만 하던 내 아이가 이렇게 컸구나!"
25일 오후 서울 광진경찰서. 어느덧 40대 주부가 된 딸 앞에서 할머니 김모(68)씨는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기만 했다.
피붙이를 찾았다는 기쁨보다는 46년이라는 시간 동안 켜켜이 쌓인 미안함이 더욱 가슴을 짓누르는 듯했다.
1966년 음력 1월1일. 21살 꽃다운 나이에 김씨는 동거남 사이에서 예쁜 딸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8개월 뒤 그는 아이를 두고 홀연히 집을 나섰다.
막상 거리로 나간 김씨는 당장 먹고살려고 동대문시장을 전전하며 온갖 장사를 했다. 그러는 사이 잠시일 줄만 알았던 딸과의 생이별은 해를 거듭해 46년을 넘겼다.
새 가정을 꾸려 다른 자식도 얻었지만 김씨는 어릴 적 강제로 떼어낸 젖먹이 딸아이를 한시도 잊을 수 없었다.
일흔 가까운 나이. 잦은 관절염에 날로 건강이 악화하자 김씨는 그제야 피붙이를 찾아 나섰다.
지난 18일 중곡동의 한 파출소를 찾아간 김씨는 오래전 헤어진 딸을 찾아달라고 애원했고 광진경찰서 실종수사팀이 팔을 걷어붙였다.
김씨가 생생히 기억하는 사실은 동거남과 동거남 아버지 이름 석 자뿐이었지만 "서울 강북구 미아동 신일고등학교 근처에서 살았다"는 막연한 회상이 실마리가 됐다.
'헤어진 가족찾기'의 하나로 진행된 수사는 닷새가 채 걸리지 않았다.
실종팀 관계자는 "동거남 신원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다 그의 아버지 이름과 당시 살던 동네가 결정적인 단서가 됐다"며 "실종사건을 해결했을 때 못지않은 뿌듯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경찰서에서 생모를 마주한 딸은 끝내 어머니의 눈을 바로 보지 못했다. 원망 섞인 오열도 토해낼 법했지만 46년이라는 시간의 무게는 생각보다 커 보였다.
그래도 마주 한 모녀의 어깨 뒤로 '회한과 상처'가 치유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싹'은 어김없이 움트고 있었다.
(서울=연합뉴스)
46년 생이별 모녀, 경찰 도움에 '눈물 상봉'
광진서 실종팀, 신고 5일 만에 40대 딸 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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