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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탈퇴 국민투표…영국 총리 승부수 통할까

걸림돌 많아 2017년 실제 시행여부는 불투명<br>프랑스·독일, EU 협정 재협상 주장에 반발

EU 탈퇴 국민투표…영국 총리 승부수 통할까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 탈퇴라는 난제 해결을 위해 국민투표 카드를 공식화했다.

캐머런 총리는 알제리 사태로 한 주 연기된 끝에 23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가진 EU 현안 연설에서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2017년 중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보수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1년 가까이 계속된 EU 탈퇴 논쟁에 종지부를 찍기 위한 돌파구로 풀이됐다.

하지만, 영국의 EU 탈퇴 결정권이 정부의 손을 떠났다는 점에서 불확실성만 높인 정치적 도박이라는 평가도 따랐다.

◇ 캐머런 총리 정치적 승부수 통할까? = EU 지위 관련 국민투표 계획 발표는 보수당을 이끄는 캐머런 총리의 정치적 승부수로 풀이됐다.

2010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위기 상황을 자유민주당과의 연립정부 카드로 돌파한 것처럼 EU 탈퇴를 둘러싼 당의 분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결단이라는 분석이다.

캐머런 총리는 EU 탈퇴가 영국의 국익 증진에 반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탈퇴보다는 EU 협정을 일부 개정해 단일시장에 계속 남아야 한다는 쪽이다.

이날 연설에서도 "영국은 유럽에서 고립되기를 원치 않고 공존할 수 있는 EU와의 새로운 관계를 원한다"고 말해 EU 잔류 쪽에 무게를 뒀다.

그는 또 영국은 유럽 단일 시장의 중심에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단일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탈퇴를 감수하더라도 영국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강경파가 다수를 차지해 캐머런 총리는 위기를 맞고 있다.

차기 총선 승리와 당권 확보를 위해서는 난국 타개를 위한 돌파구가 절실했던 셈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연설은 국민투표 조기시행을 주장하는 당내 강경 여론을 무마하면서 당의 결집력을 높이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조차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국민투표 실시가 공식화됨으로써 정국 불안만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따른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업체 유고브가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영국 유권자는 40%대 34%로 EU 잔류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 국민투표 시행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 = 캐머런 총리의 선언대로 영국에서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우선 집권 보수당이 차기 총선에서 이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면 국민투표 계획은 폐기될 수밖에 없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야당인 노동당이 지지율 경쟁에서 보수당에 10% 포인트 이상 앞선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보수당이 총선에서 이기더라도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변수는 더 복잡해진다.

현재 연립정부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이 EU 탈퇴 국민투표에 반대하고 있는데다 차기 총선 이후에도 연립정부 관계가 유지된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EU와의 협상에서 실패하면 어떤 대안을 추진할 것이냐는 점도 불분명해 논란이 예상된다.

EU가 영국의 요구 사항을 수용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탈퇴만이 해결책이라는 회의론이 벌써부터 고개를 드는 이유다.

EU 회원국의 반발도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날 영국 정부가 일방적으로 EU 회원국 규정을 새로 쓰려고 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독일 귀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EU 협정은 곶감 빼먹듯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캐머런 총리의 EU 지위 재협상 구상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도 "영국이 유럽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기를 바란다"며 "회원국이 입맛에 맞는 EU 협정만 따로 고를 수는 없다"고 논평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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