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투 채우려다 집안에 음식물쓰레기 냄새 진동

<앵커>

내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의 무게만큼 돈을 내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새해부터 전면 시행됐습니다.

지금 이게 가장 작은 2리터짜리 종량제 봉투입니다. 이 봉투를 다 채우려면 집안에 오랫동안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이 큽니다. 심지어 냉장고에다 음식물 쓰레기를 넣어두는 주부도 있습니다.

이거 냄새 어떻게 견디겠습니까?

박현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냉장고를 열자 음식물이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가 들어 있습니다.

며칠째 이 상태입니다.

[이상분/주부 : 과일껍질은 깨끗하잖아요. 그러니까 여기 보관해도 냄새 같은 거 안 나니까.]

냄새나는 음식 찌꺼기는 따로 모아 화장실 한 구석에 놓았습니다.

그때 그때 안 버리고 보관하는 이유는 뭘까?

2리터짜리 종량제 봉투를 가득 채워 한꺼번에 버리려고 며칠씩 집안에 쌓아놓는 겁니다.

하루, 이틀, 사흘. 네 식구 가정의 경우 사흘치를 모아야 가장 작은 2리터 봉투 하나를 간신히 채울 수 있습니다.

[작은 게 있으면 그것도 유용하게 쓸 수 있죠. 왜냐면 바로 바로 넣어서 버릴 수 있으니까. 그러면 냄새도 안 나고.]

일부 구에선 전자 칩을 설치해 무게 만큼 돈을 내는 RFID 방식도 도입했습니다.

[배출하신 양은 1050g입니다.]

하지만 2~3개 구인데다, 그나마도 아파트뿐입니다.

대부분 봉투를 사용하는데, 현실에 맞지 않는 크기가 문제입니다.

[홍종표/마트 주인 : 혼자 사는 사람들은 1리터짜리 좀 작은 걸 찾는데 작은 게 없으니까 이제 뭐 할 수 없이 사가는 거죠, 2리터로.]

가족이 2명 이하인 경우가 서울 전 가구의 54%.

며칠 모아도 가장 작은 2리터 봉투 채우기 어렵고 변기에 쏟아 버리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서울시 관계자 : (자치구가) 1리터는 채산성이 떨어진다고 안 만들더라고요.]

뒤늦게 환경부가 1리터짜리 봉투도 만들 것을 권하고 나섰지만 예산문제로 지자체들은 여전히 소극적 입장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