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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은 어둠과 사투…'공황장애' 기관사 또 숨져

<앵커>

공황장애를 앓던 한 지하철 기관사가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많은 기관사들이 칠흑같은 어둠과 싸우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우철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 5호선 기관사들이 터널 구간을 촬영한 영상입니다.

보이는 건 간간이 선로를 비추는 전등뿐.

그나마 불 꺼진 구간은 칠흑 같이 캄캄합니다.

[기관사 : (전등이) 고장 나서 어떤 데는 다 시커멓고…]

두세 시간이 지나야 교대가 이뤄집니다.

[(고생했어.) 네. 수고하십시오.]

1에서 4호선 전철은 기관사 2명이 한 조를 이뤄 일하지만, 5에서 8호선까지 서울 도시철도는 기관사 단 1명이 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하터널로만 다니기 때문에 기관사가 받는 압박감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모 씨/지하철 6호선 기관사 : 차 타는 순간부터 저희는 모든 게 제 책임이고 일단, (터널에선) 자신을 기계적으로 만들어야 해요. 그래야 시간이 좀 덜 힘들죠.]

급기야 지난 주말엔 공황장애 증세를 보이던 40대 지하철 6호선 기관사가 스스로 죽음을 택했습니다.

지난해 3월 같은 증세를 호소하던 동료 기관사가 사망한 지 열 달 만입니다.

[김태훈/서울도시철도노조 : 동종업체인 서울 메트로 수준의 노동조건을 마련해달라 요구를 했는데, 이게 다 거부당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도시철도 측은 기관사들의 연이은 비극과 1인 근무체계는 무관하다는 태도입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관계자 : (부산부터) 인천 지하철까지도 1인 근무를 하고 있거든요. 근무와 공황장애가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건 노동조합의 주장입니다.)]

사측이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사이, 1천만 시민을 태우고 다니는 기관사의 정신건강은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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