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대북기조가 북한의 변화 유도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외교국방통일분과를 중심으로 외교안보 부처의 업무보고와 전문가 정책간담회 등을 거쳐 이 같은 기조를 정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이런 기조가 잡힌 데에는 북한을 대하는 박 당선인의 시각과 철학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당선인은 지난 18일 "북한에 대한 우리의 목표는 세계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북한이 변화해 나가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고 분명히했다.
북한이 핵실험과 추가도발을 포기하고 개혁·개방 등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외교·통일·국방 정책을 조율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이에 따라 박 당선인의 공약인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북한의 변화 유도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관계에 신뢰가 쌓이고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면 국제사회까지 참여하는 대규모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새 정부의 외교정책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북핵문제 해결의 여건을 조성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박 당선인은 이와 관련, "중국이 매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해 중국에 첫 특사를 보내는 등 한중 관계의 강화에 공을 들일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의 국방정책 역시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북한의 도발과 핵개발을 억지하는 데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북한이 도발과 핵개발을 자발적으로 포기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이런 시도 자체를 하기 어려울 만큼의 안보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 같은 새 정부의 대북 기조로 볼 때 북한이 조속한 시일내에 획기적인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그간 경색돼온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북한의 변화 유도 기조는 북한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는 점에서다.
온건파인 최대석 이화여대 교수가 인수위원직에서 낙마한 만큼, 새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당초보다 보수화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전향적인 대북 이니셔티브를 취할 여지를 줄어들게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인수위가 최근 진보적 성향을 가진 소장파 및 원로급 전문가들의 정책간담회를 돌연 취소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새 정부 출범 초기 5.24 조치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같은 대폭적인 변화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어느 정도로 우리 측에 신뢰를 주는 메시지를 던지는지가 남북관계 개선 속도를 가늠하는 열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이 지난해 말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제3차 핵실험까지 강행할 경우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전망이다.
그럴 경우 새 정부가 관계 개선을 모색할 여지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20일 "박근혜 정부는 보수층의 지지를 얻어 탄생한 만큼 아무 조건 없이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남북관계 개선은 북한의 태도가 얼마나 달라지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새 정부 초 북한이 갑자기 개혁개방에 나서거나 핵을 포기하는 등의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이런 점에서 볼 때 갑자기 남북관계가 좋아지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새 정부 대북 기조는 '북한 변화 유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도 '믿을 만한 北 태도'가 전제<br>새정부 초기 획기적 돌파구는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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