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반 이후 내리막을 걷던 북한 경제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반전하는 양상이어서 주목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에 앞서 호전되기 시작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각종 경제 지표들이 청신호를 보이고 있어 이런 분위기가 지속할지가 관심이다.
◇ 플러스로 돌아선 성장률 = 통계청이 작년 말 발표한 '북한의 주요통계지표'를 보면 북한은 2011년 0.8%의 경제성장률로 3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보였다.
평양을 중심으로 하는 건설업의 성장과 농업생산량의 증대가 플러스 성장의 동력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러한 성장 반전의 배후에는 중국과 무역규모 증대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북한의 무역규모는 63억달러로 '고난의 행군' 시기를 마치고 김정일 체제가 출범한 1998년 14억4천만달러의 4배를 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북중 무역규모는 1998년 4억1천만달러에서 2011년 56억3천만달러로 늘어 14배에 육박했다.
중국과 무역이 늘어나면서 평양을 비롯한 북한의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품 대부분은 중국산이라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이다.
무역을 통해 외부로부터 물자가 들어오고 이 물자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순환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북한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으로 분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의 중앙정부가 북중 교역을 통해 광물자원 등을 팔아 벌어들인 수입을 투자에 활용하면서 북한 산업 전반에 활기를 띠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경제상황을 보여주는 척도의 하나인 전력생산도 여전히 열악하기는 하지만 무연탄 생산이 늘어나 화력발전소 가동이 늘고 희천발전소 등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점차 나아지고 있다.
◇ '먹는 문제'도 호전 = 북한의 곡물생산도 늘어나면서 만성적인 식량난에 숨통을 틔우는 모양새다.
유엔 산하 기구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2012∼2013 양곡연도' 기준으로 쌀과 옥수수의 생산량이 전년도보다 각각 11%와 10%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쌀 177만t, 옥수수 228만t, 밀·보리 16만t, 감자 45만t, 콩 20만t, 기타 6만t 등 총 492만t으로 전망했다.
작년 북한에 봄가뭄이 심각했고 여름에는 연이은 태풍과 국지성 호우에 따른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권태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먹는 문제 해결에 집중하면서 봄가뭄에 적절히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으로부터의 비료 수입도 예년보다 한 달 정도 일찍 이뤄져 적기에 시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을에는 쌀과 옥수수에 대한 수매가격을 올려 협동농장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북한 당국의 대응이 잘 이뤄진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작년 연말부터는 전역의 '세포 등판(산등성이의 평평하게 넓은 곳)'을 축산기지로 바꾸는 작업도 벌이고 있다.
곡물 생산이 고난의 행군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황에서 이제는 주민들에게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축산 분야에 집중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는 관측을 낳는다.
◇ 사회 안정 속 양극화 심화 = 최근 평양을 다녀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예전보다 정전이 줄었고 전력공급도 안정적이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또 차량도 늘어나 출퇴근 시간에는 차량정체까지 생겨나고 있고 거리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일상적으로 보인다는 전언이다.
경제가 활기를 찾아가면서 북한을 떠나는 사람들도 점차 줄어들면서 작년 국내에 들어온 탈북자의 수는 1천500여명으로 2011년 2천706명에서 거의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탈북자 지원단체인 '새롭고 하나 된 조국을 위한 모임' 관계자는 "북한 주민들이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생활력을 확보했고 경제가 나아지면서 굳이 고향을 떠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사회 상황이 나아지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사회 내부적인 양극화는 심화하는 모습이다.
북한 당국의 투자가 평양에 집중되면서 '평양민'과 '지방민'의 구분이 생기고 있고, 장사를 통해 스스로 돈을 버는 '자력갱생계급'과 국가의 공급에 목을 매는 '배급계급'으로 나뉘고 있다.
한 북한경제 전문가는 "북한에서 생산수준이 나아지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인플레 때문에 주민들 사이에서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결국 화폐유통을 통한 분배의 문제가 북한이 당면한 문제이고 이 문제가 개선되어야 주민생활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北 경제 바닥 찍고 상승세 타나…경제지표 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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