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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동해안 폭설 시작, 봄이 멀지 않았다

[취재파일] 동해안 폭설 시작, 봄이 멀지 않았다
정말 숨이 가쁘게 돌아가는 올 1월의 기상상황입니다.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정도로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데요. 포근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서 다시 한파특보 지역이 느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동해안에 눈 폭탄이 터졌습니다.

눈이 내려도 너무 많이 내렸는데요. 특히 강원남부동해안에 눈이 집중됐습니다. 동해시에는 40cm가 넘는 폭설이 쏟아져 200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눈으로 기록됐습니다. 강릉과 속초 등 그 밖의 동해안에도 20cm가 넘는 눈이 쏟아져 차량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번 눈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내려 걱정이 크지만 한편으로는 눈을 반기는 분들도 많습니다. 올 겨울에는 유난히 서해안에만 눈이 집중돼 상대적으로 동해안에서는 물 부족현상을 겪어 왔는데요. 일부 산간에서는 식수난도 겪었는데 이번 폭설로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사실 겨울에 동해안에 많은 눈이 내리는 것은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는 매우 당연한 상황입니다. 올해 유난히 늦게 발동이 걸리기는 했지만 동해안의 폭설은 자연스런 기상현상 가운데 하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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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살펴볼까요?

1월의 폭설 기록 가운데 으뜸은 1998년의 대관령입니다. 1998년 1월 21일 무려 165cm의 적설이 기록됐는데요. 한국여성의 평균 키를 웃도는 어마어마한 눈이 내려 쌓인 것입니다.

강릉에도 이에 못지않은 기록이 있습니다. 1923년에 세워진 적설 기록인데 1923년 1월 27일 130.2cm의 눈이 관측됐습니다. 동해시의 기록은 지난 1994년 1월 30일의 폭설인데 49.7cm의 적설량이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연속으로 쌓인 눈 기록(적설)이 아닌 한 번에 내린 눈(신적설) 기록은 이보다 조금 적은데요. 1992년 1월 31일 단 하루 동안 대관령에 92cm의 눈이 내려 쌓인 기록이 최고 기록입니다. 강릉의 기록은 두 해 전인 1990년 1월 31일 기록인데요. 하루에 67.9cm라는 어마어마한 눈이 쌓였습니다.

기록을 살피면서 먼저 눈치를 챈 분이 혹시 있을지 모르는데 적설기록 시점이 다 20일 이후죠? 우연일까요?
   
동해안의 폭설이 꼭 1월 20일 이후에만 내리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하지만 위의 기록에서 살폈듯이 1월 하순 이후에 가능성이 큰 것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겨울 한파가 큰 고비를 넘긴 뒤 계절이 봄을 향할 때 동해안에 폭설이 자주 내린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 이유를 따져보죠. 겨울 추위가 절정기에 이를 때는 상층 찬 공기의 중심부근이 한반도 북쪽 경계지점까지 아주 가깝게 내려옵니다. 이 때는 발달한 대륙성고기압의 중심이 북서쪽에 있기 마련이어서 우리나라에는 강한 북서풍이 붑니다.

이 경우 찬 공기가 서해를 지나며 만든 눈구름이 주로 서해안에 많은 눈을 뿌리는데요. 올 겨울 전반 자주 접했던 서해안의 눈 소식은 바로 이런 기상상황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혹독한 한파와 서해안의 큰 눈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기상현상인 셈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반환점을 돈 뒤 봄을 향해 움직이는 1월 후반에는 상황이 조금 달라집니다. 남쪽의 따뜻한 공기에 밀려 한파의 중심이 우리나라로 바짝 다가서지 못하고 만주 북쪽을 지나기 마련인데 이 때는 북서풍이 아닌 북동풍이 붑니다.

찬 공기가 동해를 지나면서 만들어진 눈구름이 이번에는 동해안에 영향을 주는 것이죠. 당연히 서해안보다 동해안에 눈이 내릴 가능성이 더 커집니다. 이번에 동해와 강릉에 쏟아진 폭설의 배경에는 이런 기상학적 분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해석은 아닙니다. 한파의 힘이 약한 겨울철에는 한겨울에도 서해안보다 동해안에 많은 눈이 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해안의 폭설은 이제 계절이 봄을 향해 가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내륙에는 한파특보까지 발령된 추운 날씨인데도 이상하게 혹독한 한파의 느낌은 받을 수가 없습니다. 춥다고 움츠리지만 말고 다가오는 봄을 생각하면서 따뜻한 주말 계획을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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