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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반출된 고종 때 지폐 원판 반환 길 열려

<앵커

미국으로 밀반출됐던 대한제국의 지폐 원판이 우리나라로 되돌아올 길이 열렸습니다.

'호조 태환권'이라고 불리는 이 문화재에 어떤 스토리가 있는지, 박진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한제국 시절인 1893년 고종이 발행하려 했던 지폐입니다.

국가재정을 담당했던 호조에서 찍어낸 지폐여서 '호조 태환권'이라고 불립니다.

일본의 견제로 실제 통용되지는 못햇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지폐라는 역사적 가치 때문에 원판으로 찍은 지폐는 1장에 1억 원을 호가할 정도입니다.

이 지폐를 찍는 동판은 덕수궁에 보관돼 있었지만 한국전쟁 때 참전한 미군이 미국으로 밀반출해갔습니다.

그러다가 60년이 지난 2010년 그 후손이 경매에 내놓았고 재미동포 수집가가 이를 다시 사들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불법 밀반출된 문화재인 만큼 경매 자체가 불법이며 즉각 한국으로 반환돼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습니다.

뉴욕 경찰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 주 재미동포 수집가 윤 모 씨를 전격 체포했습니다.

도난 유물인줄 알면서도 낙찰을 받았다는 혐의입니다.

윤 씨가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되면 호조 태환권 원판은 한국으로 반환됩니다.

미국 측은 윤 씨의 체포는 윤 씨의 처벌이 목적이 아니라 밀반출 문화재의 반환을 위한 절차라는 점을 주미 한국대사관 측에 전했습니다.

[이종철/주미 한국대사관 법무협력관 : 재판과 압류절차가 남아있기는 합니다만 이 귀중한 유물을 돌려받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환이 최종 성사되면 미국에 밀반출된 다른 문화재를 찾을 수 있는 법적 근거와 관례를 마련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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