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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실내온도 단속에 과태료까지…정작 공공기관은?

[취재파일] 실내온도 단속에 과태료까지…정작 공공기관은?
뉴스 나가고 항의 받을 줄 알았습니다. 18도가 얼마나 추운지 아십니까? 외투 입고 고생하는 건 왜 방송 안 합니까? 우리 사무실은 14도예요! 공공기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의 메일이 여러 개 왔습니다. 뜨끔합니다. 뒤통수도 따갑습니다. 고백부터 해야겠습니다. 공공기관이 아니긴 하지만, 18도를 넘는 저희 보도국 사무실 온도 때문입니다. 앉은 자리에서 온도계를 들고 있으니, 민간 건물 기준인 20도를 넘을 때도 있고, 턱걸이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훈훈하지는 않습니다. 때로는 몸에 한기가 돌아 외투를 껴입습니다. 18도, 혹은 그 이하에서는 오죽할까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온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여러 기관을 돌면서 그 생각이 굳어졌습니다. 특히 에너지관리공단 본사를 확인한 뒤에는 ‘18도 지키기’가 정말 만만치 않게 느꼈습니다. 공단은 에너지 절감과 실내온도 단속 업무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곳입니다. 지난 주 공단 본사의 협조를 받아 건물 곳곳의 실내온도를 측정했습니다. 공단 측이 0.01도까지 측정하는 정밀 온도계를 지참했고, 취재진도 0.1도까지 잴 수 있는, 같은 업체 온도계를 준비했습니다. 사무실 곳곳에 전자식 실내온도계가 걸려있기는 합니다만, 아무래도 정확성이 떨어집니다.

에너지관리공단 2층과 4, 6층을 측정했습니다. 5층 이상의 건물은 상층, 중층, 하층, 이렇게 3개 층을 선택해 온도를 측정한 뒤에 평균을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 한 개 층에서는 창문과 벽 쪽, 그리고 가운데에서 온도를 잰 뒤에 평균을 냅니다. 특히 한 곳에서는 3번 측정해 다시 평균값을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여건상 그렇게까지는 못했습니다. 측정 결과, 2층은 14도를 조금 넘었습니다. 찬바람이 바로 들어오는 로비와 가까워서 상대적으로 저온이었습니다. 반면 4층과 6층은 평균 18도를 넘었습니다. 추가로 임원실이 있는 5층을 재봤는데, 20도가 넘었습니다. 아무튼 2, 4, 6층 평균을 내면 18도 이하여서 문제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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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온도 18도’를 준수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그때 체감했습니다. 일하기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개인 전열기도 사용할 수 없으니, 핫팩을 붙이든, 손난로를 흔들든, 내복으로 무장하든, 겨울나기 미션은 직원 개인 부담입니다. 실내온도 측정 시간은 오전 11시 반쯤. 난방을 언제 했냐고 물었더니,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 아침에 1시간만 가동했다고 했습니다. 낮에는 햇빛과 체온으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서, 난방을 안 한다는 게 공단의 설명입니다. 난방을 그렇게 안 하는데도, 4, 6층은 18도에 겨우 턱걸이를 한 셈입니다. 낮에 난방을 조금이라도 돌렸다 하면, 18도 무조건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18도 지키기'가 힘든 이유, 또 있습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 밀집한 직원들의 체온. 컴퓨터에서 나오는 열기. 모두 실내온도를 자연스럽게 올리거나, 떨어지지 않도록 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 단속팀 직원은 그렇게 올라갈 수 있는 온도를 최대 3~4도 정도라고 봤습니다. 햇빛이 잘 들고, 직원들 많고, 컴퓨터 많고, 단열 잘 되고, 모든 조건이 좋을 때를 가정한 수치입니다. 그럼 거꾸로 계산하면, 낮에 18도를 넘지 않기 위해선, 아침에 14~15도까지만 난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아침에 18도까지 난방하고, 낮에 온도가 더 올라가는 건 '자연의 섭리'를 탓할 순 있지만, 시민들 시선이 곱지 않을 것입니다. 14도, 15도 사무실에서 업무 해보셨습니까? 몸이 절로 웅크러질 것 같습니다. 외투를 의자에 걸어놓는 건 호사입니다.

18도를 잘 지키는 공공기관은 그래서 불만입니다. 에너지 절약한다고, 아침부터 직원들 보고 냉골에서 일하라고 하기엔 너무하다고 느끼는 겁니다. 한 직원은 “얼어 죽으라는 얘기”라고 했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 본사만 해도 2층이 14도였는데, 직원들 업무 특성상 난방 틀어달라고 말도 못하고, 유구무언이고, 겨울나기가 아주 곤혹스러울 것 같았습니다. 18도를 안 지키는? 못 지키는? 기관도 불만일 수밖에 없습니다. 용인 수지구청, 성남시의회, 국회까지... 요즘 건물은 단열이 잘 돼서, 낮에 난방을 안 해도 18도를 쉽게 넘어간다는 겁니다. 그런 곳에다가, 아침에 난방을 조금만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는 건, 올겨울 한파에, 우리 인정상, 좀 가혹한 것 같습니다.

한 군데 짚고 넘어갈 곳은 서울 중구청입니다. 명동 상권의 과잉 난방을 집중 단속하는 곳입니다. 지난 7일부터 실제 단속에 들어갔습니다. 에너지를 많이 쓰는 민간 건물이 실내온도 20도를 넘기면 최대 3백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정작 중구청은? 1층은 개별난방, 2층부터는 중앙난방입니다. 개별난방은 전력 소비가 많은 시스템 에어컨을 쓰고 있었고, 중앙난방은 뜨거운 물이 흐르는 관이 공기를 데우면, 그 공기를 실내로 순환시켜 난방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취재진이 오후 3시가 조금 넘어서 갔는데, 아침 난방과 별도로,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난방을 또 가동했다고 했습니다. 실내온도 측정은 원래 ‘난방중’에 하는 거라, 온도 측정에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명동 단속 공무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을 콕 찍어서 보여 달라고 했는데, 실내온도가 23도를 넘었습니다. 사무실에는 난과 화초가 무성하게 잘 자라고 있었고, 직원들 대부분은 외투를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일하기에 딱 좋은 온도 같았습니다. 원래 따뜻한 곳이다, 햇빛 때문에 그렇다고 해명합니다. 햇빛 안 들어오는 다른 사무실을 보여주겠다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벽에 달린 온도계, 25도를 가리켰습니다. 구청 직원들, 말은 안 했지만 아마 괜히 보여줬다고 후회했을 겁니다. 해명은 바뀌었습니다. 중앙난방이라서, 온도를 자동 제어하는 시스템이 없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온도가 좀 덜 올라가도록, 수동 제어하면 되는 걸 말입니다.

음주 단속하는 경찰관이 음주 운전하다 걸린 식인데, 이래서야 어디 단속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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